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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정기예금 만기일 늦출래요" 출처 : 조선일보 조회수 : 4188 작성일시 : 6/3/2008 3:25:59 PM 서울 강남에 사는 주부 노경숙(61)씨는 지난달 1년 만기가 돌아온 절세형 정기예금 3000만원을 3년짜리로 재가입했다. 3년짜리가 1년짜리보다 이자가 높아서가 아니었다. 3년간 돈이 묶이더라도 비과세 혜택 기간을 연장하기 위해서였다. 올 연말로 예정돼 있는 생계형저축·세금우대종합저축 등 절세형 정기예금 상품 폐지를 앞두고 가입자들 사이에 '만기 파괴' 바람이 불고 있다. 통상 이들 절세형 상품은 만기를 1년으로 하는 게 보통이었다. 그런데 폐지를 앞두고 만기를 3~5년 등으로 길게 늘리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신규 가입은 연말에 중단되지만, 기존 가입자는 만기를 연장하면 절세 혜택을 더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의 경우 만기 연장을 한 가입자가 크게 늘면서 전체 절세형 정기예금 상품 가입자 중 '1년 초과' 만기 비중이 70%(5월 말 기준)로 늘었다. 전년 동기(55%) 대비 15%포인트나 증가한 것이다. ◆연말 폐지 예정 절세상품들 생계형저축과 세금우대종합저축은 재테크를 위해 거의 필수적으로 가입하는 절세형 금융상품이다. 생계형저축은 만 60세 이상 남성(여성은 만 55세)이나 장애인 등이 가입할 때 1인당 3000만원까지 이자소득세(15.4%)가 완전히 면제된다. 세금우대저축은 만 20세 이상 성인이 1년 이상 가입할 경우 2000만원까지, 만 60세 이상 남성이나 만 55세 이상 여성이 1년 이상 가입할 경우 6000만원까지 이자소득세를 15.4%에서 9.5%로 낮춰준다. 이런 상품은 별도로 만들어서 판매하는 것이 아니고, 정기예·적금 등에 가입하면서 고객이 신청하면 세금 혜택을 챙길 수 있다. 그런데 이들 상품은 정부의 방침에 따라 모두 2008년 12월 31일로 가입 시한(時限)이 정해져 있다. 은행연합회 수신제도팀 관계자는 "생계형저축과 세금우대저축은 올 연말까지 가입하면 만기까지 세금 한도가 유지되지만, 내년 1월 1일 이후에 신규 가입하면 세금 혜택은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세(稅)테크 어떻게 해야 하나 이에 따라 여윳돈이 많은 소비자들은 재테크 전략을 발빠르게 수정하고 있다. 특히 만 60세 이상 남성, 만 55세 이상 여성 등 고령자들 가운데 생계형저축과 세금우대저축을 모두 가입한 경우 만기일만 살짝 조정하는 것만으로 최대 9000만원(생계형저축 3000만원＋세금우대저축 6000만원)의 저축액에 대해 절세 혜택을 챙길 수 있어 더욱 적극적이다. 예컨대 만 55세 이상인 여성이 절세형 상품에 9000만원어치 3년간 가입한다면 146만8800원(이자율이 연 6%인 경우)의 이자를 더 받을 수 있다. 외환은행 개인마케팅부 윤여광 차장은 "생계형저축과 세금우대저축을 활용하면 연간 최대 1.278% 수익률 상승 효과를 볼 수 있다"며 "노후에 안정적인 금융소득을 바라는 고객들은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일부 금융회사는 절세 혜택에 민감한 고객돈을 유치하기 위해 신상품을 내놓고 있다. 삼화저축은행이 최근 선보인 '세(稅)테크 정기예금'은 생계형저축이나 세금우대저축으로 가입할 수 있는데 만기를 5년으로 했다. 매 1년마다 중도 해지 기회를 줘서 만기 전이라도 이자 손해 없이 해약할 수 있다. 장진이 수신팀장은 "요즘 신규 가입자 10명 중 7~8명은 만기 5년짜리 상품을 선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만기를 1년 이상 길게 늘려 가입할 땐 고려해야 할 문제가 있다. 대부분의 정기예금은 만기를 길게 늘려놨다가 급전이 필요해서 만기 전에 중도해지하면 이자가 연 1~2%로 낮아지기 때문이다. 또 연말로 예정돼 있는 절세형 상품 폐지 조치가 연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물가상승과 경기후퇴로 서민층의 생활이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에 여당과 정부가 절세 혜택 기간을 연장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2006년 말 폐지 예정이었던 장기주택마련저축도 비슷한 이유에서 2009년 말로 3년 연장된 바 있다. 만일 절세형 상품 폐지 시기가 연기되면 내년에 새로 만기 1년짜리 상품을 가입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목돈을 3~5년간 은행에 맡겨둘 여유가 있는 사람은 이번에 만기연장을 하는 것이 낫고, 급전이 필요해 중도 해지 가능성이 높은 사람은 절세형 상품 폐지 시기가 연기될 경우 내년에 다시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전문가들은 충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