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3년차, 18개월 아이를 가진 워킹맘입니다. 아이는 한창 엄마, 아빠를 필요로 하는 나이고 이쁜나이라 아이보며 웃어요. 남편도 자상해서 집안일을 많이 도와줍니다.
근데 요즘 마음이 우울해집니다. 열심히 배우고, 공부하고, 회사생활하는 신랑이 대견하면서도 섭섭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남편이 다른 것에 열중할 그 시간에 혼자 애를 보고, 주말이면 함께 외출도 했으면 좋겠는데 그럴 시간이 없는거죠. 게다가 늦게까지 공부하고, 술 먹고 오니까 각방생활하고, 아이와는 놀아주면서 저와는 별도의 시간이 없는거죠.
정말 우스운 예로 컵라면을 먹는데 전 남편 생각해서 큰 걸 사고 전 작은 걸 샀습니다. 먹는 건 같이 시작했지만 아이 먹는 걸 신경쓰느라 얼마 먹지 못했죠. 그런데 남편은 아이는 신경도 안쓰고 자기것 다 먹고 제 라면을 먹더군요. 짜증이 나서 "난 먹지도 못했어" 그랬더니, 한 젓가락을 먹더니 "어휴, 먹고 나와" 싸늘하게 한 마디 던지고는 아이를 데리고 나갑니다. 난장판인 테이블 위에서 라면을 꾸역꾸역 밀어넣었습니다. 전 이제 남편에게 여자가 아니라는 생각에 점점 우울해집니다. 전 분명 한 아이의 엄마인 건 맞지만 여자입니다.
그렇게 행동하는 남편에게 섭섭해지고 사랑받고 싶어서 직접적으로 사랑받고 싶다고 말은 못하고 애정 표현을 좀 하고 같이 있을 수 있는 시간을 갖자고 두서없이 얘기했습니다. 그랬더니 남편은 하던 공부를 안하면 되지 않냐며 이제 아무것도 안한다 하네요. 그리고는 집에서 무기력하게 있습니다. 그러면서 저보고 자꾸 쪼기만 한다고 하고 나랑은 더이상 할 말이 없대요. 아이를 위한 말 이외에는 말도 안하고 지냅니다. 아이를 위해서는 분명 풀어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정말 넋두리를 늘어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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