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 게시판이 있는지, 또 이렇게 절실한지 느껴지네요.
시댁에서 받은 상처는
자존심 건드릴까봐 신랑에게 말 못하고,
부모님 걱정하실까봐 친정에 말 못하고,
친구들이 흉볼까봐 더더욱 꺼리고..
돈때문에 내가 이렇게 상처받을수가 있다니..맙소사.
결혼하기 전에 이모가 곱게키운 외동딸을 없는 집에 시집보낼 수 없다고 반대 했었어요.
엄마, 아빠는 있다가도 없는게 돈이라고 착한 신랑이 마음에 들어서 결혼을 허락해 주셨죠.
돈이 아니라 사람을 보고 결혼을 허락해 주신 부모님께 정말 감사했습니다.
그랬었던 저였지만 현실은 현실.
이제 이모가 무슨말을 하려 했는지 알것도 같네요.
결혼 한달전
시어머니가 저를 불러다 놓고 말씀하셨죠
신랑에겐 비밀로, 친정에도 비밀로, 결혼 자금이 없으니
500만원을 빌려 달라셨습니다.
황당하기도 하고 어이없기도 했지만 당장 여윳돈이 없어 마련을 못 해드렸습니다.
결국 반지, 한복, 예단 모두 취소 하고 간편하게 결혼준비 했습니다.
결혼식 당일, 신혼여행 출발전
신랑쪽 식비계산이 안되었다고 예식장 식당에서 저를 호출했습니다.
부랴부랴 갔더니 신랑, 시부모님, 시누내외, 어림잡아 5~6명이 둘러 앉아 있는데 모두 현금도 없고 신용카드 한도도 안되어
계산을 못하고 있더군요.
200만원을 카드 결제 해 드리고 여행 출발했습니다.
친정에서 무슨일이냐 물었지만 부끄러워서 말 못했습니다.
(가난이 부끄럽다고 말을 하려는게 아닙니다. )
결혼전 한창 연애할때,
신랑이 은행에 마이너스 1000만원이 있는걸 알았습니다.
신랑월급에 제가 700만원을 보태서 마이너스를 매꿨습니다.
결혼할때는 깨끗하게 차곡차곡 돈 모으는 기쁨을 느끼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결국 오늘 폭발하고 말았지요.
그 마이너스 700만원 시어머니가 다 꺼내쓰고
지난달부터 저축하라고 신랑에게 내 월급에서 주었던 120만원도 시어머니가,
시부모 카드값도 신랑이 매꾸고..
나에겐 상의조차 없이 일언반구 없이 뒷바라지 하고 있더이다.
상의라도 하면 내가 안된다고 할까봐 그랬을까?
불현듯...
분명히 적금빼면 용돈이 80~90만원..넉넉한데 계절바뀌어도 옷한벌 사 입는 일 없고,
여행다니는 것 좋아하던 신랑이 집에만 틀어박혀 있는 모습이 생각나니 속이상해 미칠것 같습니다.
시어머니가 만들어 오시던 30만원 50만원짜리 부적이 다 무슨소용 입니까?
신랑에게 있었던 그 돈들 모두 결혼한 시동생 생활비랑, 시아버지 술값으로 들어가는거 다 알고 있습니다.
매일매일 가게부 사이트 들락거리며 일,이백원에 손떨던 내가
한없이 처량하게 느껴집니다.
믿빠진 독에 물 붇는 기분이 바로 이런 것.
시부모님께 돈 들어간다고 징징거리는 이 나쁜년을 욕해도 좋아요.
하지만 정말정말 속상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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