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올해 29이 된 미혼입니다.. 제게는 2년반을 사귄 남자친구가 있었습니다. 지금 헤어진지 반년정도 지났구요..그런데 아직도 이 남자친구에게 서운한 마음이 가시질 않습니다.. 그는 박물관에서 일용직으로 일을 하던 상태로 월 70만원을 받으면서 혼자 생활했습니다. 장남이라서 그런지 집에 손안벌리고 어떻게든 살려고 했지요. 그리고 저는 그의 월급의 3배이상을 받는 직장을 다니고 있습니다. 가진건 없어도 똑똑하고 자존심강한 남자친구와 사귀면서..저 돈 엄청썼습니다. 2년반동안 데이트비용은 물론, 생활비가 모자라 늘 아둥바둥사는 남자친구에게 10만원..5만원..20만원..필요할때마다 돈을 부쳐줬지요..어버이날에는 내의나 그런 선물을 사서 남자친구에게 집에 갖다드리고, 남자친구가 직접 산거라 얘기하도록 했고..명절때나 생신때에도 선물을 사드리곤 햇지요..남자친구가 대학원을 다녔었는데 대학원등록금 받아서 다른 데 써버려서 독촉장이 계속 날라와서..내 절친한 친구에게 빌려줬던 돈을 돌려받아 남자친구에게 빌려주기도 했지요..남자친구가 자기친구나 내친구들이랑 있을때는, 괜히 기죽을까봐 사람들몰래 내 카드로 계산하게했었고.. 그런데 그런 남자친구가 서울 중앙박물관에 이번에 6급공무원시험에 합격하여 서울로 올라가게 되었습니다..뛸듯이 기뻤지요. 그동안 시험가산점이 붙는다고 컴퓨터학원도 내돈으로 등록시키고 헬스장에도 보내고 그랬었거든요.. 근데..남자친구가 서울가서 얼마되지도 않아서 제게 헤어지자고 하더군요..너무 어이없었지만, 내가 매달리고 싶지 않아서 그냥 헤어졌습니다..근데..그동안 내가 자기한테 어떻게 했는데 이럴수가 잇나싶고 화가나고해서 제가 몇번 연락을 했었습니다..몇달이 지나서 그가 내게 하는 말이, 나랑 헤어지기 몇달전 인터넷채팅으로 만난 여자와 하룻밤을 같이 보내게 되었는데..그 죄책감에 몇달동안 말못하고 혼자 속앓이를 했다더군요..그리고 잊혀져 갈때쯤 그여자한테서 한통의 메일이 왔는데..임신이 되었었다더군요..어떻게 하다보니 유산이 되긴 했다는데...그 여자 그런 무책임한 말한마디 던지고 미국으로 가버렸다더군요.. 저 그얘기 듣고 미치는 줄 알았습니다. 단한번도 내남자친구가 그런 문제로 날 속이고 아프게 할거란 생각을 못해봤거든요..그여자..게다가 유부녀입니다. 채팅으로 알게 되어 누나동생으로 가끔 속마음털어놓고 했던 사이인데 어쩌다가 서울에서 처음으로 만나 술한잔을 했다가..일이 그렇게 됐다고 하더군요..내 남자친구..그런 엄청난 일을 벌이고도 절 속여왔던 겁니다. 헤어지자는 그 순간에도 나에게 미안하지 않냐고 물었을 때..그는 당당히 미안하지 않다고 대답했었습니다..헤어지는 그 순간까지 날 속이고도 그는 마지막까지 당당했습니다.. 미안하다는 말한마디 남기더군요.. 어쩌면 이럴수가 있습니까..그동안 기죽을까봐 눈치보느라 내돈 쓰는것도 마음대로 못쓰고..그의 옷, 신발, 양말까지…다 사주면서 뒷바라지해왔건만..어떻게 나에게 이럴수 있을까요..나랑 사귀는 동안엔 마티즈를 타고 다니더니..공무원됐다고 집에서 윈스톰 새차를 뽑아줬더군요..그는 이제 당당히 서울 중앙박물관에 윈스톰을 몰고 출근을 합니다. 저는 그와 헤어지고 나니 29살이 되어 있더군요..그동안 제가 그에게 들인 정성과 시간과 사랑이 너무 아깝고 서럽습니다..저, 너무 힘들어서 죽어버릴까도 했었습니다..반년이 지난 지금, 아직도 매일매일 악몽을 꾸듯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어떻게든 마음을 안정시키려 노력하고도 있구요..그런데..좀처럼 그 상처는 아물지 않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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