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씩 누구나 혼자라고 느껴질 때가 있지요.
집 근처에 체육공원이 생겼습니다.
하루 종일 집에 있는 애들에게 구경도 시켜줄겸 해서 혼자 데리
고 나섰습니다. 남편은 약속이 있다 해서 애들하고만 갔지요.
그런데 애들(중 1, 초 5, 초 3)이 조금 크면서는 가끔 외롭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특히나 이런 공원에 와서 부부들이 손이라도 잡고 걸으면 왜
그렇게 부러운지.
어제 저녁부터 사실 조금 우울합니다.
그래도 회사에 나오니 기분은 조금 나아졌구요.
꼭 아빠없이 혼자 애 키우는 기분인것 같고, 사랑받지 못하는 아
내의 대표적인 유형인 듯도 하고.
사실 공휴일에는 나름대로 가족과 함께하는 것이 좋을 듯 해서
혼자 가는 약속은 잡지 않습니다.
그러다가 남편이 약속이 있다하면
혼자 손해본 느낌,
그리고 배신당한 느낌,
말로 할 수 없는 공허함이 밀려오고 우울해 집니다.
자존심 상해서 매번 얘기하고 싶지도 않구요.
애들이 커갈수록 저는 저에게 좋은 남편보다는 애들에게
좋은 아빠로 비춰지길 원할 때가 많습니다.
내가 혼자 낳은 아이도 아닌데
왠지 내가 다 책임져야 하는 것 같은 그런 기분일때도 있구요.
결혼 14년차 인데 요즈음은 남편이 우리 가족이 우선이
아니란 그런 생각에 짜증이 나기도 합니다.
사실 남편은 참 성실하고 정스러운 사람입니다.
그런데 가끔 이런 일들이 생기면
우울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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