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7년차 주부, 아니 불량주부 직장인입니다. 일을 너무 열심히 해서 솔직히 집안일은 거의 남한테 맡기고 삽니다.
혹 내용중에 제가 너무 잘난척하는 거라곤 제발 생각지 말아주시고 조언 해주세요.
유복한 집안에서 어려움 없이 자란 저는 대학 동기와 앞뒤 안가리고 결혼했었습니다. 신랑 아버님과만 세번 이혼 끝에 지금은 어떤분하고 동거하시는, 저희 신랑과 스무살 밖에 차이 안나는 홀시어머니가 계셨고, 엄마는 이런 집안에 시집가는게 쉽지 않을 거라셨지만 그땐 몰랐기에 그냥 결혼했었습니다. 상견례 자리에서부터 어머니는 집도 사주고, 저희 가게 자리도 해주실거라며, 그리고 우리하고는 절대 같이 안사실거라며 시어머니로서 생색을 내셨지요. 그러나 당시 대부분의 재산을 땅으로 가지고 계셨고, 땅이 안팔린다며, 집, 혼수, 결혼식 비용까지 모두 저희집에서 했었습니다. 그런데 저도 사람인지라, 또 처음에 그렇게 큰소리를 치셨으니, 날이 갈수록 해주시기로 한 집생각이 들더군요. 게다가 대부분의 시어머니들이 그러하듯이, 이것저것 아들한테 바라셨습니다. 그리고 더 기막힌건 저희 신랑이 둘짼데, 장남은 아예 어머니 댁에 발길을 끊었습니다. 결혼하고 형님은 두번인가 본게 다입니다. 이렇다 보니 어머니는 온통 둘째한테 기대시는 겁니다. 카드도 해달라셨습니다.
그리고는 결국 7년이 지나서야 간신히 저희 집사는데 돈을 보태주셨습니다. 사실 이제는 그 도움없이도 저 혼자도 집을 살 수 있어서 싫다는 데도 굳이 돈을 밀어 넣으시면서 몇년만 살다가 집팔고 좋은데로 이사가라면서요. 근데 그 집이 엄청 문제가 많은 집입니다. 물도 가끔 안나오고 나올 때는 흙물도 나오고, 채무관계도 복잡하고. 암튼 고생이 말이 아닙니다. 그러니 앞으로 팔리 지도 않을테고 해서 걱정을 하고 있으니, 저희더러 다른데로 이사가고 당신이 그집에 사시겠답니다.
저는 이렇게 될 것 같애서 집할 때 엄청 반대를 했는데도, 굳이 집값 전부다도 아니고 절반도 안되게 보태시더니 이젠 그집을 그냥 날로 드시겠답니다. 그리고 지금은 저희 사는데서 멀리 사시면서 일도 조금 하시고는 계신데, 여기로 이사오시면, 할일도 없이 이제 나이 쉰좀 넘으신 양반이 그럼 저희더러 생활비 책임지란 말 아닌가요?
저희 아빠는 예순다섯에 아직도 일하시고 얼마전엔, 퇴근길에 깜빡 쓰러지시기 까지 했는데, 쉰좀 넘으신 양반이 나 인제 일안할테니 너희가 먹여살리라 아닙니까.
제가 어머니한테 할말 다하는 편입니다. 왜냐면 좀 잘해드리면 더 바라시더군요. 그래서 평생을 참고 살 자신은 없기에 그냥 할말 다합니다. 남편이 보기엔 싸가지가 없을 수도 있겠지요. 근데 기수련 선생님이 공중을 부양을 한다는데-물론 본적없이 그냥 하는 말입니다- 그런걸 듣고 끄덕끄덕 듣고 있는 건 아니쟎아요. 어머니하고 안맞는건 수도 없습니다. 시댁 머그잔은 바닥이며 손잡이 아랫부분이 물때가 더데기로 있습니다. 욕실세면대도 언제적 청소했는지 모르겠구요. 그렇게 대충 계획없이 야물지 못하게 사시는 분입니다. 전, 하나부터 열까지 완벽해야 하는 성격이구요. 남편은 아주 당연히 어머니 편이고 제가 어머니한테 잘하지 않으면 헤어지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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