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때..
음식하는것과 친하지도 않은 낯설은 친척들의 방문.. 상차림. 설거지.... 그런 것들은 이제 제법 세월이 흘러감에 따라, 일하는데 있어 요령도 생기고 내 밑으로 사람도 들어오고, 그래서 몸으로 하는 일은 별로 어려움을 못느끼겠다.
이번 명절은 별 스트레스 안받고 넘어갔지만.. 손톱밑에 박힌 가시처럼.. 거슬리는 일이 있었다.
문제는 시어머니.
우리가 10년정도 모시다가 시누가 늦둥이 아이를 낳으면서 시작한 가게때문에 아이를 돌봐달라면서 시어머니를 모셔갔다.
그 늦둥이가 이제 초딩 1학년이다.
매번 명절때마다 겪으면서도 계속 속이 상한다.
이번에도 추석 전날 음식을 하고 있는데 시어머니가 시누의 아이들을 모두 데리고 오셨다.
시누의 아이들은 전이며 부침, 나물들을 보고 손을 데면서 먹고 싶어 환장을 한다.
손을 입에넣고 쪽쪽 빨아놓고.. 그 손으로 음식을 찔러본다.ㅡ.ㅡ
저녁 식사때, 제수음식을 따로 덜어놓고 몇가지 음식을 맛보게 했다.
다른건 손도 안대고 오로지 갈비에만 젖가락이 간다.
먹는것 가지고 뭐라고 하면 안된다는데, 너무 고기만 밝히니까 꼴불견이다.
제일 거슬렸던 것은...
시어머니는 친손주인 우리 아이들은 단 한번도 많이 먹어라~던가의... 말도 안건넨다는 거다.
시누의 아이들만 밥상앞으로 앉히기 바쁘다.
우리애들은 어여와 앉으라는 말 안하더라.
시어머니는 초등학교 1학년이나 된 녀석을 무릎사이에 앉혀놓고 기름기없는 갈비만 골라 살을 쪽쪽 찢어서 밥위에 얹어서 먹여주고 있는거였다.
그 넘은 아예 숟가락도 없었다. 숟가락이 없어서 저러나~싶어서 은근슬쩍 수저를 챙겨서 줬다.
숟가락 줘도 계속 그렇게 받아먹고 앉았길래. 뭐라고 그랬다.
(우리 막내는 이제 6살인데 저혼자 잘만 먹고 있구만.)
다 큰 녀석이 그게 뭐냐고.... 넌 손이 없냐고..시어머니께도 혼자 먹게 놔두시라고 쏘아붙였다.
눈치라곤 약에 쓰려도 없는 시어머니는 내가 뭐라고 하던말던 계속 밥을 떠먹여 주신다.
그래.. 그렇게 계속 쳐 먹여주셈.
속모르는 사람들은 시어머니가 시누의 아이를 어려서부터 끼고 키워서 정이 들어서 그런가보다고 하겠지만. 우리집에서 같이 산 10년동안. 우리아이들 과자 한봉 사준적 없다.
그렇게 끼고 앉아 반찬 한번 얹어준적 없다.
시누네 아이들처럼 극성맞기를 하나, 못생기길 하나...
엄마인 내가 봐서 그런지는 몰라도 우리 아이들은 말도 잘듣고, 얌전하고 너무나도 이쁘게 생겼다. (이건 좀 웃기다.ㅡ.ㅡ)
며느리가 싫어하는 눈치를 보이면 그만 하셔야지...끝까지 어깃장 부리시는건가?
그렇게 외손주가 이쁘면 시누네 가서 이뻐하시지 왜 우리집에 까지 와서 외손주 사랑을 보여주는건가.
그런 할머니가 뭐 좋다고, 우리 애들은 아직까지도 할머니가 우리 가족속에 끼는지 안끼는지 물어본다.
물론 우리가 장손이니까 시어머니를 끝까지 모셔야 하기때문에 우리가족속에 포함시켜야 하지만. 가끔 이렇게 심통이 나면 우리 가족숫자에서 빼버리고 싶다.
시누네 막내가 얼른 커서 떠먹여주는 밥을 싫다고 할때까지...그꼴을 봐야하니 길어야 1~2년만 더 참으면 될까?
영문 모르는 막내시누네 아이들은 큰 외숙모가 뭐 저렇게 쌀쌀맞나~~할지도 모르겠다.
다음 명절때는 시어머니 입에서 우리 아이들 챙기는 말좀 들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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