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결혼 11년째인데요.
지금 반지하에 삽니다.
그것도 딸랑 방1개 그냥 부엌 개념의 주방겸거실1개랍니다.
물론 처음부터 이곳에 산거 아니였습니다.
처음엔 방 5개, 마루개념의 거실, 욕실겸화장실 2개, 주방, 넓은 마당이 있는 집에서 신혼을 시작했었는데 결혼 7~8년 되던해에 남편이 하던 일이 잘못돼서 몇억의 빚을 지게 되어 집과 차등등 가진 것 다 정리하니 2억이 좀 못돼는 빚을 끌어안은채 반지하에 살고 있더군요.
그후론 어떻게 지금까지 버텨왔는지 2~3년의 세월이 기억도 안나지만 그래도 우리 가족 참 열심히 살아왔답니다.
아이 학원 보낼 돈도 없고 마땅히 아이를 맡길 곳도 없어서 전 취직을 포기하고 전업주부로서 아이의 가정교사로서 지내기로하고 경제활동은 남편만 하기로 결정했는데 남편은 다행스럽게도 이 반지하로 이사온지 4개월만에 취직이 되어 100만원정도의 급여를 받았고 그 급여에서 30만원만 생활비로 쓰고 나머진 빚갚는데 사용했습니다. 지금은 150만원의 급여를 받는데 생활비로 70만원을 쓰고 나머지론 빚 갚는데 쓰고 있습니다.
지금같은 세상에 70만원 갖고 어찌 살까 하시겠죠.
더구나 학교 다니는 아이도 있는데 말입니다.
그런데 많이 부족하지만 살아지더라구요.
우리 가족 서로 아끼며 서로에게 용기를 주면서 참 열심히 살았습니다.
그랬더니 좋은 날도 오더군요.
2억 가까이 되는 빚을 성심성의껏 성실하게 갚아가는 사이 빚을 탕감해 주시는 분들도 생겨 그덕에 이제 삼천만원만 남고 다 갚았구요. 이번 추석이 지나면 이천만원도 갚을 수 있게 되어 결과적으로 천만원의 빚만 남게 됩니다.
그리고 정말 언제 이 반지하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싶었는데
추석이 지나면 지상1층으로 이사도 간답니다.
옛날집에 비하면 택도 없이 좁은 집이지만 지금의 반지하에 비하면 궁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큰방2개에 넓은 주방과 거실 그리고 아담한 마당도 있는 집이거든요.
이사가면 친구들을 데려와서 놀아도 되냐면서 아이가 참 좋아합니다. 사실 우리 세식구 누우면 딱인 이 반지하에 아이들이 놀기엔 좀 그랬었거든요. 친구들과 집에서 놀 수 없는 것에 대해 내색 한번 안하던 아이에게 참 미안했는데.
이젠 아이도 조금은 행복해진 것 같아 기쁘고 또 한가지 기쁜 것은 이사하면 다시 어머니와 함께 살 수 있으니 참으로 설렙니다.
빚을 갚기위해 집을 팔고 이곳으로 오면서 어머니는 이모님댁으로 가시어 어머니와 함께 지낼 수 없어 늘 죄송했는데 이제 다시 옛날처럼 어머니와 지낼 수 있음이 감사합니다.
어머니 돌아가시기 전에 이런 날이 이렇게 올 수 있으리란 생각 사실 상상도 못했던 일이거든요.
그렇다고 이사와 함께 경제적으로 윤택해지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이사를 하고도 한 3~4년은 허리띠를 졸라맨 채로 살아야 합니다.
내년에 남편의 월급이 오르면 생활비를 조금 늘리게 되겠지만 많이 빠듯하겠지요. 그래도 살아낼겁니다.
남들이 사는 만큼은 못살아도 어제보다 오늘이, 오늘보다 내일이 조금씩은 행복해질거라 믿기때문에 정말 기쁜마음으로 살아낼겁니다.
제가 이렇게 주저리 주저리 글을 올리는 것은 경제적으로 힘든 분들이 참 많은데 대부분이 경제가 힘들어 지쳐있어 희망을 잃어버린 분들이 너무 많아서 조금이나마 힘을 내시라고 제 개인적인 얘기를 용기를 내어 올리는 것입니다.
힘든건 사실이지만 희망을 찾아낸다면 힘들어도 지치진 않을 겁니다.
어떤 이유로든 힘들어 지치신 분들이 모두 희망을 찾아내어 순간순간 새로운 힘을 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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