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사회가 많이 달라졌지만 나이가 불혹을 넘긴 우리세대때엔 아들이란 존재는 집안에서 상전 대접을 받았다.
우리집 장남도 마찬가지여서 딸만 내리 셋을 낳았다가 낳은 아들은 동네잔치를 일주일간을 벌렸고 그 이후로도 모든 사람들의 사랑과 총애를 듬뿍 받으며 자랐다. 그러나 이렇게 온실속의 화초처럼 자란 아들들이 흔히 그렇듯이, 자기만 아는 이기적이고 독선적인 성격에 뭐든지 들어주었던 가족과 달리 사회생활은 만만치가 않으니 당연히 적응하지 못하고, 직장도 못다니는 백수신세가 되었다.
나이 40이 다되도록 직장은 커녕 가난한 부모가 지하실에서 손가락 짤려가며 번 쥐꼬리만한 돈을 낼름 낼름 뜯어서 용돈으로 쓰기 바쁘고 이로 인하여 집안은 화목할 날이 없었다.
그러다가 어찌어찌하여 일본여자를 만나 결혼하여 일본으로 도망하여 살게 되었는데 어찌나 속이 후련한지, 집에서 빈둥대며 손벌리는 꼴을 안보니 살것 같았다.
결혼해서 자식새끼낳고 일본여자랑 그럭저럭 사는걸 보니 조금은 사람이 되나보다 했는데, 인간이 애초에 안되는 안되는 인간은 결혼해서 자식을 낳아도 마찬가지 인것 같다.
오랜만에 한국의 부모에게 놀러왔다가 사소한 언쟁이 붙었는데, 다시는 부모얼굴 안보고 한국에 안올거라면서 씩씩대면서 부모가슴에 못을박고 떠나는 꼴이라니..
지금의 70대 부모는, 오로지 자식에게 모든걸 투자하고 자식에게 도움 받지 못하는 과도기 세대라고 들었다. 지금의 부모는 현명해서 절대로 자식에게 그렇게 않하지만.
인간이 되려면 죽을때야 되야 될려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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