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에서 꽃꽃이를 하다 손가락을 가위로 잘랐다. 참다참다 퇴근시간이나 돼 파상풍주사나 한대 맞으러 병원에 갔건만, 상처가 너무 깊어서 꼬매야 한단다. 그런 일은 처음이라 괜히 아픈 것보단 무서움 반, 서글픔 반에 눈물을 보이며 3바늘을 꽤매었다.
집에 와 다쳤다 하니 신랑 하는 말. 자기는 그것보다 더 다쳤던 적도 있다며 엄살부리지 말란다. 에~휴 인정머리 없는 놈. 아프냐는 말도 없다.
그리고는 후배네 집에 가서 술을 먹는단다. 아이랑 같이 갔는데, 오히려 후배 신랑이 더 걱정이다. 울 신랑, 자기는 더 많이 베어봤다고 신경쓰지 말란다.
집에와 한손으로 세수하고, 한손으로 머리감고, 갑자기 화가나 서운하다 티격태격하니 술 먹고 한다는 말이 자기는 나 직장보내는 것 말고는 미안할 게 하나도 없는 사람이란다.
그럼 직장 안다니고 집에서 놀면 사람취급도 안하겠다는 말인가. 아님 직장다니며 돈 버니까 나랑 산다는 얘기인가. 자기도 다쳐봤으니 너 다친 것쯤은 아무것도 아니라니. 그럼 죽도록 다쳐야 속 시원하단 말인가....
인정머리없는 남편. 정말 밉다.
또 싸우다 보니 술먹고 한다는 말이. 친정엄마 흉이다. 울 엄마 그런 말 들을 정도 아니다. 아이도 봐주시고, 우리들 저녁도 주시고. 울 엄마 애 봐주셔도 15만원 드린다. 남편엄마 매달 아무것도 안해도 15만원씩 드린다. 재작년에 남편시댁에 쓴 돈만도 1,300만원이다. 환갑이다, 병원비다, 약값이다, 장례비다, 거기다 시누 뒷치닥거리에.
결혼 5년동안 울 친정에 아무일도 없었건만, 그 집안은 일만 가득하다. 그래도 아무말 없이 다 뒷치닥거리했건만 술먹고 싸우면 항상 친정흉을 본다.
어떻할까. 넘 답답하고 화가나서 참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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