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가만히 앉아 있어도 땀이난다.
난 많이 덥다싶은 날에는 몸을 열심히 움직인다.
안하던 대청소도 하고 집안 소독도 하고
일거리를 만들어서 한다.
옆에서 보는 사람들은 한마디씩 한다.미쳤냐구.
하지만 몸을 움직이면 움직일수록 더위는 잊을 수 있다.
땀을 화끈하게 흘리고 나면 오히려 몸이 가뿐하고 개운하다.
우리집 온도계가 오늘 최고의 수치를 알려줬다.
물론 일했다.그것도 심하게 했다.
월요일부터 공사를 하고 있었는데 마무리 하느라 쉴새도 없었다.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산에서 흙 파오기.
자루 하나랑 줄 하나 그리고 삽 한자루를 들고 산으로 갔다.
욕심껏 자루에 흙을 담고 줄로 어깨끈을 만들어 등에 지고
내려왔다.안하던 일이라 무지 힘들었다.
그런데 집에서는 신랑이 텃밭 옆의 흙을 파고 있었다.
산에 가기 싫으니까 집에 있는 흙을 파고 있었다.잔머리.
마누라는 '아오지탄광에서는 이렇게 일할까' 하는 생각을 하며
흙을 파 나르는데 자기는 집에서 삽질을 하고 있다니.
겨우 흙이 필요한 일을 마쳤더니 이젠 장독대를 나보고
혼자 정리하란다.윽!
결국 나 혼자 장독대 정리 다 했다.기운이 다 빠졌다.
다섯살 우리 큰딸이 커다란 쟁반에 물이랑 쵸코파이를 내왔다.
지난번 페인트칠 할때도 그러는바람에 감동을 주더니
오늘도 또 한번 감동을 준다.고맙고 대견했다.
네살이면서도 꼭 다섯살이라고 우기는 작은딸은
할머니 드린다고 아이스크림을 한개 내왔다.
그러더니 같이 먹어야 한다면서 나누는데 아이스크림의 양을
봐서는 꼭 할머니가 손녀꺼 뺏어먹는 모습으로 보였다.
결국 자기가 먹을려고 할머니를 동원한 것이다.에구~
모든 일을 다 마치고나니 시원한 비가 내렸다.
그 빗소리를 들으며 신랑이랑 한잔 했다.
내일은 좀 쉬나 했더니 빗물받이 공사를 한단다.휴~
이래서 단독은 살기 힘들어.
아파트에서 살때는 지금처럼 좋지는 않았지만 이런 일거리는 없었는데.
그래서 세상에 공짜는 없다고 하나보다.
어쨋든 일하느라 더위도 잊고 집도 이뻐지고 힘들여 일한 보람이 있다.
이번 공사를 하느라 나보다 더 많이 고생한 우리신랑.
일주일 휴가중에 단 하루도 쉬지못한 우리신랑.
지금은 풀벌레의 교향곡을 들으며 깊은 단잠에 빠져있다.
그런데 난 왜 잠이 안오는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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