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년쯤 전에 한 번 치고받고 싸웠습니다
다섯살짜리 아이 공부가르치다가 그만...
너무 화가 나서 아이를 혼내고 있는데
퇴근해서 돌아온 남편이 그 모양이 보기 싫었는지
그렇게 화내면서 할거면 책 다 갖다 버리라더군요
저도 화가 나면 좀 그래서
정말로 박스 채로 현관밖으로 버렸죠
그랬더니 현관 앞에서 들어오지 말라며 막는 거예요
그래서 저는 뭐라도 있어야지 어디 가서 자든 먹든 하겠기에
일단은 집에 들어가려고 했죠
그랬더니 막 밀면서...욕도 하고..ㅠ.ㅠ;;
저도 뭐 같이 꼬집고 할퀴고 ...
아이가 다 보고 있었어요
놀래서 울며 불며 아빠를 말리더군요
정말 참담했습니다
어찌어찌 옆집에서도 오고 해서 정리가 되었는데...
저도 이혼하려고 했었지요
그런데 원래 입이 험한 사람도 아니고
원래 폭력적인 사람도 아닌지라
이번 기회에 확실히 잡아야겠다고 생각했지요
다음 날 저녁에 아이가 잠들고 나서 이야기를 했지요
사과하라고..
솔직히 저도 잘못은 조금 있겠지만...
내가 화가 났다고 해서 상대방에게 물리력을 행사하지는 않았거든요
남편에게 그랬죠
아이 앞에서 너무나 챙피하다
마누라 멍들게 때리는 놈들도 처음에는 다 그렇게 시작한다
당신이 다시 그러지 않겠다고 어떻게 믿냐
남편은 알았다고 다시 그러지 않겠다고...
끝까지 미안하다는 말은 안 하더군요
제가 그랬죠
그 말이 그렇게 하기 어렵냐고...
진정으로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라고
하여간 어찌어찌하여
사과도 받아냈습니다
10수년간 결혼생활중에서 딱 한 번 요란하게 싸웠습니다
다시는 그런 일 없구요
저도 조심하구요
남편도 웬만하면 성질 죽입니다
남편분이 원래 폭력적인 거 같진 않은데
오히려 이번 기회를 잘 이용하셔서
현명한 판단 하세요
이혼이 그리 쉬운 일도 아니구
아이도 있구
가능성만 있으면
잘 고쳐서 살아봐야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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