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일전
아내의 생일날 이었습니다.
그냥 지낼수 가 없는날 이기에
몇일 전 삼천포 와룡산 등산길에 사가지고 온 반지락을
넣어서 미역국을 끓이고 항상하는 압력밥 솟을 마다하고
더 맛있으라고 냄비에 아침밥을 지었엇습니다.
딸은 먼저 밥을 먹여 출근시키고
나는 8시쯤 아내의 밥과 나의 밥을 푸고 국을 떠서 상에 놓고
벽에 걸려 있는 사진을 보고
오늘이 당신의 생일날이니 밥을 같이 먹자고 하면서
밥을 먹는데 왠 미역국이 까맣게 되여 잇었습니다.
국을 한수저 먹으니 맛은 있었답니다.
그런데 국그릇 밑으로 수저를 넣으니 무언가 지그락 그렸습니다.
왜 그런가 밑을 보니 웬걸 국그릇 바닥은 까만 벌흙이 있었습니다.
아차하여 생각해 보니 반지락 조개를 사다가 뻘을 빼고 냉동을
시켜야 했는데 그냥 냉동시켜 보관하고 또 해동시켜서 다시한번
깨끗히 씼어서 끓여야 하는데 이 모든것을 빼고 그냥 끓였으니
그럴수 밖에....
이미 때는 늦었고...
사진을 보고 미안해
내년에는 잘 끓여 줄게
혼자서 건데기만 먹고 그냥 버렸답니다
그리고는 술한병 가지고서 아내 산소에 가서 따라놓고
"오늘이 당신 생일날이네"
내년에는 좀 더 잘 해줄께 하고 약속하고 집에오는데
작년에는 효자동 공설묘지에 벗꽃이 피었었는데
금년에는 이제 꽃봉오리를 않맺고 있어서 꽃구경도 못하고
허전한 마음으로 그냥 왔었답니다.
그래서 금년 아내의 생일날은 이렇게 지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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