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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까만 미역국
작성자 : hhs1946 조회수 : 2745 작성일시 : 6/5/2005 9:19:52 PM
몇일전

아내의 생일날 이었습니다.


그냥 지낼수 가 없는날 이기에

몇일 전 삼천포 와룡산 등산길에 사가지고 온 반지락을

넣어서 미역국을 끓이고 항상하는 압력밥 솟을 마다하고

더 맛있으라고 냄비에 아침밥을 지었엇습니다.


딸은 먼저 밥을 먹여 출근시키고

나는 8시쯤 아내의 밥과 나의 밥을 푸고 국을 떠서 상에 놓고

벽에 걸려 있는 사진을 보고

오늘이 당신의 생일날이니 밥을 같이 먹자고 하면서

밥을 먹는데 왠 미역국이 까맣게 되여 잇었습니다.


국을 한수저 먹으니 맛은 있었답니다.

그런데 국그릇 밑으로 수저를 넣으니 무언가 지그락 그렸습니다.

왜 그런가 밑을 보니 웬걸 국그릇 바닥은 까만 벌흙이 있었습니다.


아차하여 생각해 보니 반지락 조개를 사다가 뻘을 빼고 냉동을

시켜야 했는데 그냥 냉동시켜 보관하고 또 해동시켜서 다시한번

깨끗히 씼어서 끓여야 하는데 이 모든것을 빼고 그냥 끓였으니

그럴수 밖에....


이미 때는 늦었고...

사진을 보고 미안해

내년에는 잘 끓여 줄게

혼자서 건데기만 먹고 그냥 버렸답니다


그리고는 술한병 가지고서 아내 산소에 가서 따라놓고

"오늘이 당신 생일날이네"

내년에는 좀 더 잘 해줄께 하고 약속하고 집에오는데


작년에는 효자동 공설묘지에 벗꽃이 피었었는데

금년에는 이제 꽃봉오리를 않맺고 있어서 꽃구경도 못하고

허전한 마음으로 그냥 왔었답니다.


그래서 금년 아내의 생일날은 이렇게 지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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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까만 미역국 hhs1946 2005-06-05 2746

물소리 (2005-06-05) 이렇게 아내 사랑이 극진하니, 살아 있었다면 얼마나 더 잘해주었을까요.. 모든 남자들이 님같은 마음이라면 부부싸움이란 사라질텐데요.
보라미 (2005-06-06) 참 좋은 심성을 가지신 분이네요. 하시는 일 모두 잘 되셧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고인께서도 내년을 기대하실 듯 하네요~~
아내 (2005-06-06) 같은 하늘아래 없는 아내를 위해 생일을 기억하고 미역국까지 끓여주는 님이 안타깝다는 생각이 드네요. 가신님은 이제 묻어두고 앞으로 좋은 만남있었으면 합니다...^**^~~
감격 (2005-06-06) 이런분은 소설속에나 영화에나 있는줄 알았어요...실제로 계시다니...얘기만으로도 저까지 행복해지네요...건강하시고...행복하시고...이제 그만 가슴에 묻고...새삶을 찾으시길 바랍
마음 가득 (2005-06-06) 아.가슴으로 느낌니다..아름답고 가슴아픈 사연이네요..그사랑 아마 하늘에서도 느낄거여요..행복하시길....
아름다운분.. (2005-06-06) 아내분 고마워하실꺼에요..예쁜마음 듬뿍 받으셨으니...글을 보니 제가 부끄러워지네요..모두모두 행복하게 삽시다..
(2005-06-08) 행복하세요 아내분도 그렇게 기도하실꺼예요
감동 (2005-06-09) 감동이네요.. 저도 남편께.. 남편도 저에게 그렇게 살래요..
! (2005-06-09) 가슴이 뭉클하면서 눈물이 나오려구하네여..혼자 아이키우시면서 증말 대단하세여..존경스럽네여..
저도 감격 (2005-06-09) 눈물이 나네요.. 저도 제 남친에게 더 잘해줘야 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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