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많이 깁니다.죄송합니다..
첫 아이를 가진지 7주에 접어듭니다.
너무나 힘들고 스트레스 받는 생활속에
내 아이가 있으면 그 이쁜 모습을 보며 조금이나마 행복할 수 있을것 같아..
아이를 빨리 가지고 싶었는데,
다행히 임신을 계획한지 얼마 안되어 아이가 생겼어요..
아이가 생겨서 얼마나 기쁜지 몰라요..
하지만, 요즘 이런저런 걱정에 뱃속 아이가 괜찮을지 생각이 많아지네요.
제 그간 얘기 좀 들어봐주실래요?
2년동안의 둘만의 신혼생활 이후
시부모님과 집을 합쳐 함께 산지 벌써 7개월이 되갑니다.
아버님이 갑자기 간암3기 판정을 받으셔서
반지하 였던 시댁과 저희가 살던 빌라를 팔아
3천만원 은행담보를 걸고 지금의 빌라로 이사를 왔어요..
(한달한달 이자만 해도 만만치 않더군요..-.-;;)
시부모님이 살던 곳이 반지하라 공기도 안좋고,
시아버님이 그간 시어머님의 병원비(고혈압/당뇨) 땜에
하시던 아파트 경비일도 간암치료로 그만두셔야 했기에
저희가 생활비며 병원비 문제를 모두 책임져드려야할것 같아..
(그전에 용돈조로 한달에 10만원만 드렸었답니다.)
빨리 한집에 합쳐서 살자는 신랑의 말에..그러마 하고..
그때만해도..별다른 생각없이..아프시니..당연히 합쳐야하지하고
단순히 생각해서 합치게 되었답니다.
하지만, 시부모님과 사는게 단순히 두집을 합치는 게 아니란걸
지난 7개월 동안 뼈져리게 느끼며 살고 있답니다.
물론 저희 시부모님..좋으신 분들입니다.
경제적 능력이 안되시니, 제게 더 미안해하시고 제 눈치를 더 보시고 그래서 더 잘 해주려 하십니다.
하지만, 제 아빠, 엄마가 아니시니, 잘 해주셔도 불편한 건 어쩔수 없더군요.
집안일도 회사 다니는 저를 위해, 시어머님이 도맡아 해주십니다. 그저 감사할 따름이죠.
그런데, 사람이 간사한게, 그리 많이 도와주신다 해도,
내가 경제적으로도 힘들고, 특히나 요즘엔 아이를 가져 육체적/심적으로도 힘드니,
자꾸 이런 상황에 처한게 원망스럽기만 하네요. 아무말 못하는 신랑도 밉고..
두분 다 아프셔서 이제와 다시 분가하기는 글렀고,
저희가 앞으로도 계속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함에 너무나 큰 부담감이 느껴집니다.
신랑은 경제문제는 저한테만 다 떠넘기고 있구..
가계부 관리 좀 해서 돈이 한달에 얼마 모자라는지 자기도 알고 있으라고 하면 짜증만 냅니다.
정말 속상합니다.
아프신 부모님때문에 맛난거 많이 사드려야 한다고
수시로 외식하자는 얘기만 합니다.
소문난 효자라 그런건 이해합니다만, (친정 부모님껜 안그럽니다. 썰렁한 사위죠..칫..)
우리의 어려운 상황도 생각하며 행동 좀 했으면 하는데..
절대 자기 부모님께 저희 돈 없음을 얘기할 사람은 못되니..
저만 혼자 속앓이 하고 정말 미치겠습니다.
좀 더 자세히 저희 상황을 설명하자면
저희 신랑은 3남 2녀중 막내랍니다.
큰형과 작은형은 시아버님 퇴직금/모아두신 돈 등으로 사업했다 안좋아지셔서
(그래서 시댁에 돈이 전혀 없습니다. 그나마 좀 있던 돈은 신랑 차 살때와 집 합칠때 다 쓰셨죠.)
한분은 연락끊고 지내시고 한분은 명절때(설/추석)만 오시곤 하신답니다.
큰누나와 작은누나도 집이 그리 잘사는 형편이 아니라,
2~3달에 한번 오셔서는 용돈조로 5~10만원 아버님께 드리고 가는것 같습니다.
저흰..저랑 신랑 월급 합쳐봤자 250~270 밖에 못법니다.
그래도 모실사람은 우리뿐인지라,
모시며 그간 시아버님 병원비 저희가 거의 다 책임져 왔고(한달에 최소 150 나가더이다),
시어머니(요즘엔 고혈압/당뇨 체크 외에도 디스크 때문에 병원에 다니신답니다) 병원비도
저희가 다 책임지고 있죠.
월급은 작은데..나갈데는 많고..점점 살기가 힘들어지네요..
그간 몇번이나 누나들이나 형하고 병원비 부담에 대해 의논 좀 하라해도
막내인 신랑은 그저 묵묵부답이었습니다.
저희 월급은 제자리인데..대출이나 현금서비스 받는것도 한계가 있고..
매달 결제일이 다가오면 저만 혼자 가슴이 답답해지네요..
사실..신랑이 결혼전에 사업에 손대다 잘 안되서 여러장의 카드에 걸친 빚이
장난이 아니었답니다. (그것도 결혼하기 얼마전에 알게 되었죠)
결혼 후 자기는 관리할 자신이 없다며, 용돈두 안 받아갈테니
저더러 카드, 통장, 월급 관리를 하라 해서
나름대로 갚아보려 애썼는데..정말 힘들더군요..
신랑은 자기 빚이 정확히 얼만지, 카드 결제일이 언제인지도 모르는데,
저만 이리 저리 돌려서 막아보고 힘들었습니다.
너무 힘들어 친정에다 얘기를 했더니,
제이름으로 그간 부었던 연금을 깨서 주셨습니다.
철없는 저희 신랑..그 돈 주신다니깐..
그럼..남은 돈으로 차 사자며, 자기 어머니가 고이고이 모아둔 천만원과
친정에서 빚갚으라며 준 돈의 일부를 합쳐 기어이 차를 사는 대형사고를 치고 말았습니다.
(싸우기도 많이 싸웠지만..완전히 말리는건 안되더이다..)
그래도 그땐 빚도 거의 갚을 수 있었고, 차도 일시불로 살 수 있었기에,
이제부터 부지런히 저금하며 살면 살만하겠다 싶었습니다.
그런데..살만 하려니깐 꼭 다른데서 일이 터지더군요..
시아버님의 갑작스런 간암판정!
시어머니가 항상 지병으로 고생이셨는데,
시아버님까지 아프실 줄이야..
합치고 난 뒤..정말 돈이 줄줄 새나간다는 걸 매일매일 느끼며 삽니다.
아버님, 어머님 용돈으로 40~45만원을 드리는데도 거의 매달 모자르신듯 합니다.
그래서 항상 더 드려야 되고..
(생활비 일체며 집에 필요한건 거의 저희가 사는데도 말이죠.)
어쩌다 뭐 사드린다고 같이 나가기라도 하면
20만원이 넘는걸 고르십니다. 두분다..에고..
아프신 분들한테 뭐라 하기도 그렇고..
점점 늘어나는 빚에..
이젠 결혼할때 받은 패물을 팔던가, 차를 팔아야 할 때가 온 거 같습니다.
그리고 이제 아이까지 생겼는데, 어찌해야 할지..
제가 지금 다니는 이 회사를 평생 다닐 수 있는것도 아니고(계약직이거든요)
몸이 힘들면 갑자기 관둬야 될지도 모르는데,
그렇게 되면 정말 큰일입니다.
제가 비록 적게 벌지만
저마저 안벌면, 저희 집은 큰일납니다.
애 낳고도 디스크인 시어머니에게 애를 맡기고 다니기도 그렇고,
회사를 관두고, 같은 집에서 애만 보고 있자니 스트레스를 더 받을거 같고,
한 푼이 아쉬운 형편에 집에서 쉬기도 그렇고..이런저런 생각이 드네요.
저는 이렇게 매일매일 고민을 하며 살고 있는데
아무런 대책도 생각도 없고 이런 얘기 하면..한숨만 쉬고 그게 끝인 신랑이 밉네요.
어른들께 잘하는것 같아 그거 하나 보구 시집왔는데,
그것도 아닌거 같아요..(자기 부모님께만 잘하지)..속았나봐요..t.t
정말 속상해요..친정 부모님 뵐 낯도 없고..
사는게 왜 이런지..
저만 이렇게 사는거 같고..
전생에 무슨 죄를 그리 많이 지어서 이러나 싶기도 하고..
처음 남겨보는 글이라 두서없이 써내려간거 같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떻게 사는게 현명하게 사는걸까요?
여우같은 며느리가 되고 싶었는데..
어느새 보니..곰같은 아니..바보같은 며느리가 되어버려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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