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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오월에 떠난 사랑
작성자 : 들꽃 조회수 : 2162 작성일시 : 4/29/2005 10:15:01 PM
요며칠 사이 누군가가 자꾸 생각이 난다.
아 오월이 다가오는구나.
그래 이맘때쯤 이었지.
잊고 있다가도 눈부시게 화창한날 스쳐가는 바람속에서
그 애를 만난다.
그래 아직도 그 '애'다.
해마다 이맘때쯤이 되면 어김없이 그애 생각이 난다.
내가 생각해도 신기할 정도다.
십 몇년전 지방의 작은 회사에서 그애를 만났다.
처음에 내가 그애를 보고 기생오래비 처럼 생겼다고 했었다.
여직원들에게 인기도 많았고
잘 웃고 유머도 있고 깔끔한 인상이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가까이에서 일을 하게 되었고
덕분에 친해지게 되었다.
내가 세살 누나였기 때문에 더 친해질수 있었나 보다.
시간이 흐르고 사람들은 우리를 연인으로 보기 시작했다.
난 연인이길 단호히 거부하고 누나이길 강요했지만
내 마음은 이미 연인이었던거 같다.
남들은 우리를 연인으로 생각했지만
우린 애써 누나 동생이라고 우기고 있었다.
그래서 힘들었다.
내놓고 사랑할수 없는것이.
힘들어 하던 그애가 고향인 강원도로 가겠다고 했다.
잡을수 없었다.
잡으면 안될거 같았다.그 애를 위해서.
그 애는 강원도에서 방위산업체에 들어갔다고 했다.
알고 보니 탄광이었다.
군대에 가서 삼년을 보내느니 차라리 탄광에서 돈을 벌겠다고 했다.
나는 서울로 갔다.
서울에서 한번 그애를 만나고 그리고 전화만 했었다.
이년쯤 됐을까
평소처럼 전화를 했다.
얘기 잘 하고 끊을때 그애가 "안녕" 그랬다.
그런데 그 안녕이 자꾸 귓전에 맴돌고 기분이 이상했다.
며칠후 강원도에서 전화가 왔다.
사고로 그애가 갔단다.올수 없는곳으로.
강원도로 갔다.
그애는 없었다.
그애 단짝 친구만이 나를 반길 뿐이었다.
그런데 그 단짝 친구는 탄광생활을 마치고
일년쯤 지났을 무렵 먼저간 친구를 따라 떠나 버렸다.
탄광에서 병을 얻은 모양이었다.
그 단짝 친구도 떠나기 얼마전에 내게 전화를 했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가기전에 마지막으로 전화를 한거였다.
그러나 아무런 내색도 하지 않고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었다.
그냥 지나간 추억을 얘기할 뿐이었다.
내가 사랑했던 그애는 오월에 떠났다.
빛나는 청춘을 눈부신 오월에 마감했다.
손한번 마음대로 잡아보지 못하고
그 흔한 입맞춤도 못해보고
사랑한단 말한마디 못해보고 그렇게 갔다.
너무 순수했던 것인지 너무 미련했던 것인지.
오월이 오면 가슴 한켠이 아리고 아프다.
이루지 못한 사랑이 더 애틋하다더니
그래서일까
오랜 세월이 지나도 잘 지워지지가 않는다.
아련한 첫사랑의 기억.
두번 오는것은 없다.
있을때 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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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월에 떠난 사랑 들꽃 2005-04-29 2163

가슴뭉클 (2005-05-01) 가슴뭉클한사연이네요.. 먼저간친구는좋은곳에갔을꺼예요.. 누군가를 그리월할수있는추억이있다는거..부럽네요~
주부` (2005-05-02) 아, 얼마나 가슴이 아플까요? 나도 첫사랑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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