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전업주부입니다.
집에서 아직 어린 애들 키우고 살림만 합니다.
전 종교도 없습니다.
나름대로 열심히 살고 양심껏 살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엊그제 어떤 목사님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분이 그러시더군요.
집에서 살림만 할거냐고.
혼자 벌어 못먹고 사는 세상이라고.
자신만의 일이 있어야 나이먹어 허무하지 않다고.
물론 저를 위해 그러셨겠지요.
그러나 저는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전업주부를 아주 우습게 보는구나.
살림이란걸 쉽게 생각하는구나.
전업주부는 직업으로 생각하지 않는구나.
기분이 씁쓸했습니다.
전업주부들이 집에서 노는줄 아나 봅니다.
전 하루종일 바쁘던데.
집에 집안일 할 사람이 없으면 파출부라든가 시간제 도우미를
부르기도 하잖아요.
전업주부가 하는일이 또 그런일 말고도 얼마나 많습니까?
돈으로 환산 하자면 어설프게 버는 일당으로는 감당하기도
벅찰겁니다.
저보고 어떤 일을 하라고 그랬는데
전 지금 그 어떤 일보다도 지금 하고있는 일이 소중하거든요.
나처럼 흉내는 낼수 있어도 누구도 나를 대신하지 못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속상했습니다.
누구의 엄마로 누구의 아내로 살기위해 태어난거냐고
물으면 딱히 그럴려고 태어난건 아니지만
이것이 내가 해야 할일 이라면
누구의 엄마로 누구의 아내로 사는것도 바로 나라고
그렇게 말할것입니다.
꼭 밖에 나가서 직업을 가져야만 자신만의 일을 갖는겁니까?
저도 사회에서 제 능력을 인정받고 싶은 사람입니다.
다만 지금은 집에 머무는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할 따름입니다.
그렇다고 신랑이 벌이가 좋으냐
그건 아닙니다.
아마 극빈층에 속할겁니다.
그럼에도 맞벌이를 하지 않는것은
지금은 나가서 벌어오는것보다 집에서 해야 할일이
훨씬 더 많다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우리 전업주부들을 프로주부 직업주부로
생각하지 않는것이 씁쓸할 뿐입니다.
전업주부는 직업이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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