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드디어 오늘. 가재도 잡고 나물도 꺾어왔습니다. 가재는 아직 이른지 새끼만 많이 있고 커다란 어미는 아직 굴속에서 알을 품고 있더라구요. 사실 저는 가재를 잘 못잡고요. 어머니는 선수예요. 일단 목표가 정해지면 후퇴도 없고 중단도 없는 성격이시라 한번 나서시면 그날은 그 동네 가재 불쌍한 날이예요. 물론 많이 잡았어요. 어머니 가재 잡으시는 동안 저는 장아리 나물을 꺾었어요. 아직은 산에 나무의 새싹들이 막 피는 시기라 나물도 이른 시기인거 같아요. 양지바른곳에는 막 먹기 좋을만큼 자랐는데 아직은 한참 나고 있는 중이더라구요. 이제 우리집 식탁엔 봄나물이 가득합니다. 취나물,돗나물미나리물김치,장아리나물,씀바귀,머위,미나리, 진짜 맛있답니다.나누어 주고 싶을만큼. 오늘은 가재찌개까지 있어서 더 좋은 저녁시간이 되었답니다. 어머니랑 신랑이 가재를 아주 좋아 하세요. 봄만 되면 가재 잡으러 가지요. 우리 애들은 아직은 가재가 무서운지 옆에 가지도 못해요. 가재를 잡아서 주면 울면서 도망가지요. 그런데 찌개국물속에서 빨갛게 익은 가재는 잘도 먹어요. 맛있는거 먹으면서 왜그리 여러사람이 생각나는지. 맛있는거 먹으며 생각나는 사람이 사랑하는 사람이라는데 전 사랑하는 사람이 너무 많은거 아닌가 모르겠어요. 지난주에는 전에 살던 동네 애기엄마 불러서 '김치찜'을 해줬더니 너무 맛있게 먹고 갔었거든요. 그 애기엄마가 '나물귀신'이예요. 내일은 작은애 병원가게 되면 가는길에 장아리 나물좀 갖다 줘야겠어요. 서울에 사시다가 노년을 자연속에서 지내실려고 삼년전에 저희 윗집으로 이사오신 윗집 아저씨댁에는 저녁때 나물을 삶자 마자 좀 나누어 드렸어요. 너무 기분이 좋아요. 나물을 꺾으면서는 산짐승 때문에도 놀라고 내가 밟은 막대기끝이 솟아오르는것을 보고 내가 놀라서 넘어지고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곤 했지요. 작년에 산에서 독사를 한번 만난적이 있어서 기다란것이 움직이기만 하면 뱀인가 싶어서 자꾸 놀란답니다. 낙옆이 너무 많이 쌓여서 무릎깊이가 되는줄도 모르고 디뎠다가 푹 빠지니까 너무 놀라 가슴이 철렁 내려앉고 아이고 장난이 아니더라구요.
그런데 내일 또 가고 싶은 이 마음은 뭘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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