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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시골살이
작성자 : dsljh 조회수 : 1979 작성일시 : 4/9/2005 10:06:20 PM
한동안 바빴다.
시골에 들어와 맞이하는 첫 봄이다.
덕분에 할일이 많다.
집 양옆에 남은 땅을 밭으로 꾸몄다.
작지만 우리 다섯식구 채소 가꾸어 먹을 만은 하다.
그 밭을 꾸미느라 안하던 삽질하고 흙 고르고 비닐 씌우고
하느라 얼마나 힘이 들었는지 모른다.
손이 까지고 온몸이 근육통으로 며칠씩 아팠다.
오늘 드디어 마당에 돌을 깔았다.
황토땅이라서 비가 오면 굉장히 질척거리던 마당이었다.
마당에 돌을 깔고 나니 한시름 놓인다.
흐뭇하다.
이제 비가 와도 걱정이 덜된다.
아직 해야할 일은 많지만 일단 급한일은 한셈이다.
창고도 지어야 하고 현관 주변에 샷시를 해야 하는데
그건 아직 시간이 있다.
시장에 갈때 마다 매번 연장도 사야 한다.
오늘은 호미랑 원예가위랑 호스를 샀다.
아직도 사야할 연장이 많다.
시골살이 첫해라 그런지 할일도 많고 돈도 많이 들어간다.
어려운 점도 있지만 한가지 한가지 이루어 갈때마다
스스로 대견하고 마음이 뿌듯하다.
이런맛에 사나보다.
옛 말에 초가삼간에 벼룩이 빈대가 우글거려도 내집이 최고라더니 그말이 맞나보다.
남들 보기에 별거 아니랄지 모르지만
내 집이라 그런지 볼수록 예쁘다.
갈수록 더 예뻐질것이다.
식목일에 나무를 심었다.마당가에
장미도 심고 동백도 심고 사철나무도 심고 배 자두 사과 앵두
그리고 대추나무도 심었다. 아 호두나무랑 단풍나무도 심었다.
틈이 있는곳마다 콩도 심고 옥수수도 심었다.
텃밭엔 아욱이랑 호박모종이랑 나는 잘 모르지만 어머님이 심어 놓은 여러가지들이 나고 있다.
담장 밑에 부추가 부쩍 자라 있길래 저녁에
부추해물전을 만들어 먹었다.
어머님이 굴을 좋아 하셔서 큰 맘 먹고 사다가 맛있게 만들었더니 눈치 없는 우리 어머니 회관에서 호박풀떼기를 배부르게
드셨다고 저녁을 안드신다네.
그래도 드셔야 한다고 우겼더니 에미를 식충이를 만들 작정이냐며 한마디 하신다.
"얘 달래 간장 얹어 먹으니 더 맛있다."
힘든 여러날을 지나 오랫만에 쉬어서 그런지 아니면
나름대로 보람이 있어서 그런지
아니면 부추 해물전이 예술이어서 그런지
오늘 저녁 난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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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골살이 dsljh 2005-04-09 1980

부럽네요.. (2005-04-10) 저희도 꿈이 시골에 집짓고 사는건데...땅값이 비싸서리..
해운대 (2005-04-11) 시골 어디세요? 행복이 여기 부산까지 느껴지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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