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 글 읽으며 가슴이 답답하고 목이 메여요.
전 아직 삼십대 후반인데.
저도 어머니 모시고 있거든요.막내구요.
지금은 건강하셔서 아무 불편 없이 사는데
만약 나중에 어머님이 아프시게 될까봐 걱정이예요.
평소에 건강식을 할려고 노력은 하는데 건강이라는게
특히 노인 건강이라는게 장담 할 수 없는지라.
아마 님의 아내되시는 분이 무슨 생각이 있었을 거예요.
저도 처음엔 얼굴이 시커멓게 될 정도로 고민 했었거든요.
시어머니랑 산다는 것이 그렇게 간단한게 아니거든요.
혼자만 잘 할려고 하고 또 그렇게 한다고 해도
결과는 아주 딴 판일 경우도 많아요.
제 친정언니가 둘이 있는데 둘째,다섯째 며느리로 갔어요.
전 막내로 오고요.
부모 모시고 사는것도 다 팔자소관인지 모두 부모님을 모셨어요.
그런데 지금 큰언니는 시어머니랑 따로 살고 사이도 안좋아요.
차라리 안모시고 그럭저럭 사는게 나았겠다 싶어요.
작은언니는 다섯째 며느리였는데 신혼때 부터 5년을 모셨지요.
그집 큰형님이 부모님 재산이 다섯째 한테 갈까봐 안절부절을 못해서 분가 했어요.지금도 시부모님은 다섯째네서 살다가 죽기를 원하시더군요.그런데 큰 집에서 그러라고를 안해요.
욕심을 안버리고 부모님 불쌍하게 만드는 거죠.
작은 언니는 큰집에서 부모님 모시는걸 포기 한다고 가족 앞에서 공표하고 시어른 잘 못모신다고 타박하지 않는다면
먹는 밥상에 수저 두벌 올리고 같이 산다고 합니다.
그런데 작은 형부가 형에게서 그 답을 받아오지 못하는거죠.
우리 신랑도 그렇지만 남자들은 여자들 보다 훨씬 단순하게 생각 하는 경향이 있어요.특히 시부모님 일에대해서는.
부모님인데 그저 내 부모다 생각하고 모시면 되는걸 그게 무에 그리 어렵다고 불쌍한 부모님을 저렇게 놔두냐는것이 기본 레파토리죠.
그러나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납니다.
한손으론 아무리 휘저어도 소리 안납니다.
시부모님을 못모시겠다고 하는 아내의 속사정이 분명 있을 겁니다.
성격이 너무 달라서 도저히 융화가 안되는 경우도 있지요.
또 처음부터 모셨으면 몰라도 오십대까지 홀가분 하게 살다가
이제는 나도 내 자식 다 키워놓고 한가해 지려고 하는데
노인 수발을 하라니 한편으로 생각해 보면 억울하기도 하고
어이가 없기도 할겁니다.
이제 멋좀내고 다닐만 할때 아닙니까?
지금은 엄마들이 자신의 인생을 살기위해 딸들의 아이나 친손주도 안봐준다는 세상 아닙니까?
저도 따로 살다가 합쳤더니 생활하는데 불편함들이 있어요.
문득 문득 생각 하게 되네요.우리끼리 살았으면 이럴때 이렇게 안할텐데 그런생각.
부모님 생각하면 아내가 미운건 사실이지요.
내 친정부모님께 신랑이 소홀하면 미운거랑 다르지 않을 겁니다.
부모님 불쌍하게 생각하는 마음으로 아내를 불쌍하게 생각 하세요.
그리고 지금은 안모시고 있더라도 자주 찾아 뵐 수 있도록
잘 다독여 주세요.
언니들의 전쟁을 보고 저도 겪어보니 간단한 얘기가 아니더라구요.
아내를 이해할순 없겠지만 그럴만한 사정이 있을거라 생각하시고 그럴수밖에 없는 아내를 불쌍타 생각해 주시길.
못모시겠다고 하는 아내의 마음은 편하겠습니까?
남편의 마음을 뻔히 알면서도 그럴수 밖에 없는 아내를
더 따뜻한 마음으로 보듬어 주시면 아내도 미안해 하고
시어른들께 더 잘할려고 할겁니다.
힘내시고 가정의 온기를 다시 찾으세요.
부모님 때문에 가정에 불행한 일이 생긴다면 부모님께는 더 불효를 하는겁니다.아시죠?
힘내시고 아내에게 따뜻한 손을 내밀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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