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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밥순이의 하루
작성자 : dsljh 조회수 : 2351 작성일시 : 3/25/2005 10:58:52 PM
회사 가면 퇴근 시간이 멀기만 하다는데
집에 있는 아줌마의 밥 시간은 왜이리 빨리 돌아오는지.
아침 일찍 신랑이랑 겸상해서 먹고 나면
9시가 되어서 어머니랑 애들의 아침식사.
설겆이에 빨래에 청소에 한바탕 소란이 지나간 후
어머니랑 커피 한잔 나누고 나면 11시 30분.
아침 먹고 돌아서서 점심을 걱정한다.
점심은 거의 애들 좋아하는 메뉴로 간다.
밥은 아침 저녁으로 계속 먹으니까 점심은 좀 다른걸 먹어야지.
물론 센스 있는 어머니의 제안이다.
그래서 요즘 우리의 점심 메뉴는 떡볶기,라볶기,김치전,물만두 토스트 뭐 그런거였다.
오늘은 작은 녀석이 떡볶기를 해달란다.
그럴려고 하다가 생각해보니 고물 안묻히고 열려둔 인절미가
있었다.그래 오늘은 인절미 구이다.
후라이 팬을 들었다.
"뭐 할려고 그러냐?"
"인절미 구울려고요."
"지난번 돼지 껍데기 먹을 때 사온 콩가루 어딨냐?"
"뭐 하시게요?"
"인절미에 묻혀서 먹게.난 그게 더 나을거 같은데."
"아 센스있는 우리 어머니.난 왜 그런 생각을 못하지?"
"아 왜 못혀 너도 하면 되지."
"어머니 제가 그런 생각 까지 할수 있으면 지금 여기 없어요.
딴데가서 출세했지."
콩가루 묻은 인절미는 정말 맛있었다.
잠깐 컴 하는사이 저녁이 찾아왔다.
저녁은 또 뭘 해먹나?
쌀 씻으러 주방에 가보니 달래가 있네.깔끔하게 목욕까지 하고.
또 센스 있는 우리 어머니 작품이구나.
난 날이 추워서 달래 못캔다고 했는데 결국 어머님이 하셨구나.
에구 게으른 며느리 덕에 우리 어머니 고생이시다.
시원한 무 맑은 장국에 새콤 달콤한 달래 무침,신김치 볶음
우리집 오늘 저녁 메뉴다.
밥상에 앉자 마자 커다란 양푼에 달래를 넣고 들기름에 고추장을 넣어 쓱쓱 비비는 우리 신랑.
슬그머니 신랑의 양푼에 숟가락을 넣었다.
눈초리가 예사롭지 않다.
"난 밥 먹을때 내 밥그릇 넘보는 사람이 제일 싫어."
결국 한소리 하는군.그래도 신랑이 비빈밥이 맛있는걸 어쩌나.
몇 숟갈 더 먹다가 눈치 보여서 내 밥 먹었다.
사실 난 달래향은 좋은데 매워서 잘 못먹겠다.
달래를 무척 좋아하는 신랑은 맵지도 않은지 잘도 먹는다.
오늘 하루도 큰 탈 없이 잘 지나갔다.
내일은 또 뭘 해먹냐?
먹는거 걱정하고 먹는거 해결하고 또 먹는거 걱정하다 하루해를 보내는 밥순이의 하루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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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 (2005-03-29) 언제나 재미있게 사시네요..밥순이 님.....그분 맞으시죠.행복녀라고 이름 붙일께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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