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온다는 예보는 들었지만 우리집은 예외인 경우가 가끔있어
오늘도 변함없이 마당에 빨래를 널었다.
한참 널고 있는데 "따다다닥"하는 소리가 들렸다.
집 뒤 키큰 참나무에서 조그만 새가 나무를 쪼는 모습이 보였다.
저거 혹시 딱따구리?
멍하니 그 새를 바라보고 있었다.책에서만 볼수있던 그 새를.
멀리서는 다른 새가 울었는데 우리 어머니 말씀으로는
"지집 죽고 자식 죽고"그렇게 우는거란다.
그때 머리위에서 까치가 울었다.
오늘은 왠 새들이 이렇게 우는건데?
빨래를 다 널고 돌아서려고 하는데 빗방울이 내 볼을 때렸다.
으이그~ ~
그래 와라 와!
비를 피해 빨래를 현관앞에 널었다.
그런데 이 기분은 뭘까?
착 가라앉는다.
어제 어머님이 캐오신 냉이를 무쳐서 봄내음 가득한 아침을
먹은 나의 이 기분은 뭐란 말인가.
마음을 달래며 뒷뜰의 새 김치독을 헐었다.
먹던 김치는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다가 물러 버렸기 때문에
새 독을 헐어 보기로 했다.
다행히 김치는 아삭아삭 맛이 있었다.
날도 궂은데 점심엔 애들하고 김치전이나 부쳐 먹을까?
도시에 살때는 그곳이 도시라서 봄이되면 마음이 더 심란하다고 생각했었다.
시골로 이사하고 처음 맞이하는 봄.
여전히 마음 심란하다.
어디론가 훌쩍 떠나야 할것 같은 이 기분.
세월 좋은 소리인가?
햇살 좋은 들판에 이제 봄 나물이 나오기 시작했나보다.
오늘부터 나물캐러 갈려고 했는데
눈치없는 비 때문에 내일부터 가야겠다. 참 내일은 어머님이 장 담근다고 하셨지
아~흔들리는 내 마음이여 한곳에 머물지어다.
|
관련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