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넘 씁쓸하다. 전 결혼도 하고 한아이도 둔 엄마입니다.
오늘 아침부터 친정아빠한테 몹쓸말을 한 거 같아 맘이 넘 아프면서도 웬지 모르게 가슴한쪽이 씁쓸합니다.
저희 친정부모님들은 두 분다 시각장애인시죠... 엄마는 저희 셋(딸셋)을 다 낳고 중도 실명하셨죠... 아빠는 새 아버지시구요(초등학교 5학년때 재혼)... 저희 엄마의 삶 무지하게 힘든 삶이셨죠...
친아버지는 술과 사시다가 돌아가시구요.... 저희 엄마 아빠가 가져다주시는 월급을 만져보지도 못했답니다. 언니낳았을때는 잘 하시다가 저 낳고 보더니 조금 뜸하게 집에 들어오시더니 동생까지 낳고는 아예발길을 끊으셨답니다.
저희 엄마 막막했겠죠. 눈은 보이지 않지 얘들은 셋이나 있지 돈은 없지.... 주위에서는 고아원에 다 갖다 버리라고,... 소리들이나 하고..... 저희 엄마 걸레질 하다 라디오 방송에서 시각장애인들 상대로 안마가르쳐 준다고 하는 소리에 걸레 던지고 저희들 외할머니댁에 맡기고 서울로 혼자서 물어물어 여기저기 빠지고, 깨지고, 넘어지고 오셨답니다. 저희들하고 같이 살 날만 생각하시고 죽어라 돈 벌으셨답니다. 그래서 이렇게 언니, 저 둘다 시집보내고, 이제 동생하나 남았습니다.
저희 언니, 저, 엄마랑 같이 산 적이 없네요. 특히 저는 한번도 그러질 못했네요. 저희 언니는 집안 사정이 좋질 않아 지금 엄마집에서 같이 살고 있답니다.(형부, 얘들 둘) 그리고 동생 이렇게 한 집에 살고 있죠....
같이 살면서도 엄청 마찰이 심하더군요. 학창시절에 겪어야 할 일들을 얘 낳고 겪나봐요. 그러니 마찰이 더 심하더군요.
저희 언니 그러대요. 오히려 시댁에 살때가 더 맘이 편하다구요. 엄마도 힘든 삶이셨지만 저희도 나름대로 힘든 삶을 살았는데... 엄마는 그걸 넘 모르시는거 같아요.
아니 얘기가 넘 길어져 버렸네요. 할 얘기가 한도끝도 없지만 여기서 줄이고...
저희는 엄마와 많이 부딪쳐요. 엄마가 저희가 사는삶을 넘 이해 못하시는거 같거든요. 그러다보면 언성이 높아져 서로에게 상처주는 말도 하거든요. 그러며 안돼 안돼 하면서도 말이 나와 버리고 목소리도 엄청 날카로워지거든요...
오늘은 한달에 한번씩 저희 아빠가 쉬는날이거든요..(저희 아빠 안됬죠? 그리고 또 가게에 가십니다. 그러다 한달있다 엄마 만나죠...) 아빠랑 좋게 통화하다가 아빠가 너희들 셋다 불러놓고 혼내렬다가 일단은 언니 혼냈다고 합니다. 왜냐구 그랬더니 "엄마한테 말도못하게 무섭게 얘기한다면서" ,,, 아니 그냥 화가 나더라구요. 저도 그랬죠... "엄마도 딸들한테 좋은 말 하지 않는다고 넘 이해를 못한다고..." 저희 아빠 그러시더라구요. "너희들 자꾸 그러면 이 집 팔고 우리 둘 다 양로원에 들어가버린다구요"
(참고로 저희 엄마 53세입니다. 아빠는 56세이구요.) 저도 그랬죠.. 엄마 자꾸 그러면 저도 집에 가지 않겠다구,, 그랬더니 아빠 그래 오지마라...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알았어요 가지않겠다고 하고 전화를 끊어버렸죠...
이렇게 한심한 딸이 또 있을까요? 전화를 끊고 한참을 울고 나니 엄마가 아빠한테 기대어 위로라도 받고 싶어 그랬던거 아니었나 싶네요... 그리고 아빠는 엄마생각해서 무게있게 말씀하신건데 전 저만 서운한거 생각하구 두분의 맘을 아프게 했네요.
그렇다고 전화를 해서 용서를 빌 맘은 없네요....
저도 잘한다고 했거든요... 맘이 넘 힘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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