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려고 누웠는데 갑자기 '효도는 누구를 위하여 하는가'이런
생각이 들면서 잠이 안온다.누구를 위한 것일까
돌아가신 친정아버지가 말씀 하셨었다.'부모를 위해 하는게 아니라 제 마음 편할려고 한다'고.
그때는 어려서 몰랐는데 이제 결혼하고 애 낳고 시어머니 모시고 살아보니 그 말씀이 가슴에 탁 와 닿는다.
신랑은 늦둥이 막내다.난 선머슴애 같은 왈가닥 셋째딸이다.
효자 효부라고 소문난 친정부모님과 함께 평생을 사신 우리 할머니께서 내게 말씀 하셨었다. '넌 이담에 시어머니랑은 절대 못산다'고.하지만 난 지금 시어머니랑 잘 살고 있다.
애교도 없고 살가운 성격도 아닌 내게는 한가지 원칙이 있다.
'어머니 마음 아프게 하지 않기'이다.
어떤 사람들은 돈으로 효도를 하기도 한다.제일 쉽고도 어려운 방법이다. 난 돈이 없다. 남들처럼 편하기는 다 틀렸다.
그래서 돈 안들이고 할 수 있는 방법을 택했다.마음으로 하기.
처음엔 내 방법이 어머니께 잘 안통했다.그래서 힘들었다.
시간이 좀 흐르니까 어머님이 내 진심을 읽으시고 마음을 열어 주셨다.마음이 통했다고나 할까.
지금은 며느리 사표내고 막내딸로 취직했다.
난 내 속내를 다 드러내고 산다. 가끔 난 바보가 되기도 한다.
어머니랑 수다를 떨때는 바보여야한다. 아는것도 모르는척 들어 드리고 100번 들은 애기도 처음 듣는것처럼 연기를 해야한다
그러나 할 말은 다 하고 산다. 웃으면서.정신건강을 위해 어머니께도 할 말 다하고 사시라고 적극 권장해 드린다.
인생은 마라톤이다. 장거리 경주다. 전력질주로 마라톤을 할 수는 없다. 너무 잘 할려고 하다가 중도에 포기하느니 차라리 내가 할 수 있는 만큼의 속도로 천천히 완주하는게 중요하다.
어머니랑 같이 살기로 결정하고난 후 어머니께 말씀드렸다.
'잘 모실 자신은 없구요 어머니랑 재미나게 살면서 추억거리 많이 만들고 싶어요.이담에 혹시라도 어머니때문에 힘든일이 생기면 그 추억 생각 하면서 견딜려구요.'라고.
신랑 맘편케 해주고, 어머니 외롭지 않게 해드리고,우리 애들한테 본보기 되고,이런 이유로 고민 고민을 하다가 시골 시어머니 집으로 들어왔는데
알고보니 이유는 따로 있었나보다.
내 마음 편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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