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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아, 이 속물 근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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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밍이 |
조회수 : 1942 |
작성일시 : 1/12/2005 12:33:34 A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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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8됬구요. 직장생활은 만 5년을 했습니다. 9년 사귄 남자친구가 있는데요. ^^;; 올 겨울에는 결혼을 할 예정입니다. 제 남친은 입사한지 6개월밖에 안됬어요. 제가 직장 다닐동안 남친은 쭉 공무원시험공부를 했기 때문에 현재 자금사정은 제가 여러 모로 나은 편입니다. 얼마전 남친이 문득 "우리 엄마가 나 결혼할때 이천만원 주겠데" 라고 하는 거 있죠." 순간, 왜 화가 나고 억울했는지요. 물론 내 마음속엔 내 친구들 얼굴이 지나갔죠. 친구들은 다들 여유롭게 결혼을 했거든요. 남자쪽에서 다들 집을 사줬고, 현재 아파트에 살고 있고, 남자쪽 집도 여유있어서 제가 보기엔 풍족하게 살고 있거든요. 그런데, 남친이 이천만원을 가지고 결혼을 하겠다 하면,저희 집에서도 도움은 받을 수 없고 제 돈을 보태 집을 구해야 하는데, 요즘 왠만한 아파트 전세는 이근처는 8천 정도고 오래된 아파트라도 4천은 할텐데~~. 갑자기 집들이 하는 광경까지 눈앞에 아른거리는 거 있죠. 물론 휘황찬란한 집을 자랑하려던건 아니었지만... 그래서 남친한테 "난 억울하다"며 화를 냈습니다. 전화를 끊고 보니 무지 미안했지만요. 또 스쳐가는 생각...9년 사귄 정이 무섭더군요. 처음 남친을 만날 땐 모든 조건, 생각도 안했는데, 내가 만약 결혼할 나이에 남친을 골랐다면 더 좋은 조건을 만날 수 있지도 않을까... 하는 생각. 내 친구들은 다들 " 어떻게 9년이나 사귀니? 정말 사랑하나보다." 면서 다들 날 열녀 쯤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친구들이나 가족들에겐 나의 이런 속물 근성을 말도 못해봤습니다. 새해에 남친에게 소원을 물었습니다. 이런 저런 말을 하면서도 "너와 결혼을 해서 잘 살고 싶다."라던가 결혼에 대한 말은 없더군요. 서운했습니다. 게다가 남친의 부모님은 제게 별로 관심이 없어서 9년동안 만나본건 5번정도지만 그 때도 제게 따뜻한 말한마디 제대로 안걸었습니다. 물론 저도 남친 집에 가진 않았지만요. 초대도 한 적 없거든요. 왠지 결혼이라는 것이 환상으로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팍팍한 현실로 걸어들어가는 기분입니다. 요즘 권태기인가, 하는 기분이 들어요. 처음 가슴두근거리던 사랑은 온데간데 없고. 그저 정깊은 친구나 가족같습니다. 왠지 마음이 씁쓸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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