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가 있습니다. 횟수로 4년차 접어들고 있는데요.
그 친구가 저를 사랑하는 마음이 크다는 건 알고 있습니다.
제가 첫사랑이기도 하구요.
그 친구가 여행을 자주 다니는 편은 아닌데 최근 지리산이 좋아 서너번 종주를 하고 저도 작년 여름이랑 올 여름에 같이 종주를 했었습니다.
올 추석에도 연휴에 종주를 마치고 왔드라구요.
거기서 산을 좋아하는 동호회 사람들이랑 알게 되어 몇번 만남을 갖는 것 같았습니다.
그것까지는 좋은데 올 겨울, 그니까 크리스마스 전후로 해서 또 2박 3일간 종주를 할꺼라는군요.
가겠다는 결정을 내린 후 그냥 같이 가자는 한 마디를 던지는데 심란하더군요..
사실 저는 그렇게 산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운동삼아서 그리고 공기도 좋은 곳에 바람쐬러가는 정도지 한번간 곳을 몇번씩이나 것도 종주로 힘들게 가는게 그리 내키지도 않고 더구나 추위를 잘타는 저로서는 12월 등반이 결코 쉽지 않을꺼라는 걸 잘 알기 때문이죠.
다른 날도 아니고 크리스마스 때와 같이 거리에서 커플들이 넘쳐나는 날 홀로 보내게 해야할 정도로 그 곳이 더 좋은가 하는 생각도 들고... 사진을 좋아하는 그 친구로서는 겨울산의 풍경도 담아오고 싶은 마음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제가 크리스마스에 너무 큰 의미를 담는건가요?
사실 평상시 주말과 별반 차이가 없는 것일테지만...
비록 기독교 신자는 아니지만 거리에 활기찬 모습들로 돌아다닐 다른 사람들을 생각하면 솔로도 아닌 제가 너무 초라한 느낌도 들고....
아뭏튼 섭섭한 마음이 많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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