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나 어릴때는 소풍날짜가 잡히면.. 손가락을 꼽아가며, 몇밤만 자면 소풍간다고 세었었지...
소풍가는날아침...
깨우지도 않았는데 새벽부터 잠이 깬 나는.. 바시락 대는 소리와 고소한 냄새에 이끌려 엄마옆으로 가면.. 엄마는 아직 눈도 안뜬 내 입에 김밥 꽁무니를 넣어주셨지...
그때는 형제가 여럿이라 2살터울, 3살 터울로.. 같은 학교에 형제가 모두 다 다녀서.. 아침마다 동생손.. 언니손잡고 등교했었지.
소풍가는날에도.... 저마다의 도시락...참~ 소풍날에는 나무로 만든 1회용 도시락을 썼었다..
도마앞에 도시락을 주욱 늘어놓고. 김밥 한줄 썰어넣고.. 그 옆 도시락에 또 한줄 썰어넣고..ㅎㅎ 먼저 도시락하나를 완성했다간 , 자기 도시락에 김밥차례가 안올까바 공평하게 넣어달라고 엄마한테 압력을 넣으면.. 엄마는 씨익 웃으며 알았다고 손사래를 치셨지.
엄마의 칼질이 지나가기 무섭게 김밥 꽁무니를 서로 먹겠다고 아웅다웅 대면 ,그러다 손밴다며 엄마는 걱정대신 등을 아프지않게 때리시곤 했지..
책가방대신 어깨에 끈이 달려 옆으로 맬수있는 가방에 김밥도시락과 사이다 한병.. 과일하나 양갱하나...그렇게 넣고.. 또 한쪽어깨에는 물병을.. 가방과 교차되게 x자모양으로 매면 소풍가는길이 세상부러울게 없었다.
더욱더 금상첨화라면.... 문밖까지 배웅나오시며 재미있게 놀다오라던 할머니가 치마를 걷어올리시고 고쟁이에서 꼬깃꼬깃한 종이돈을 엄마 몰래 쥐어주실때다.
그 예전의... 나 소풍갈때 추억이 살아나는 오늘..
내 아들은 현장학습이라고 이름만 바뀐 소풍을 갔다.
엄마처럼... 김밥싸는일은 생각조차도 안하고.. 24시간하는 김밥집에 가서 소고기김밥, 치즈김밥을 사와서 도시락에 넣어주는게 고작이다.
차타고 가는길.. 오는길 지겹지 말라고 주점부리할 과자도 가방에 넣어줬지만... 먹거리가 넘쳐나는 요즘애들은 서로 나눠먹을줄도 모르고.. 고스란히 가방에 담아서 되가져온다.
김밥 안싸준 미안함을 천원짜리 지폐 몇장, 보상차원으로 쥐어주니.. 아들내미 신이나서 뛰어간다.
8시 반까지 오라고 했다는데..8시도 안돼서 간다. ㅎㅎ
모습은 바뀌었어도... 아이들 마음에 소풍은 언제나 좋은건가부다...
|
관련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