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남편은 자기가 엄청 가정적인줄 압니다.. 가정적이긴 가정적입니다.. 집밖에 모르니까요.. 하지만 집에 와서 무엇을 도와준다거나 그런건 절대 없구요.. 뭐라그럴까 집에서는 여자가 다 알아서 해야한다는 생각이지요.. 제가 둘째를 임신중인데요.. 시월이면 출산입니다.. 몸도 무겁고.. 근처에 친정언니가 살고 있어서 그나마 좀 편하게 지내고 있답니다.. 첫째도 이제 29개월이라 이리저리 쫓아다니기 바쁘거든요.. 몇일전에 친정집에가서 삼겹살을 구워먹었는데요.. (친정집도 언니집하고 바로 거기가 거기이거든요..) 조카가 이제 초등 1학년인데.. 뭐 사먹는다고해서 울 첫째가 형아형아 하면서 따라가려고 하길래.. 그냥 천원주고 아이스크림 두개 사서 먹으라고 했거든요.. 처음 그런것도 아니고 또 조카가 손 꼭 잡고 다녀오고 했던지라 그냥 보냈는데요.. 가게가 멀리 있는것도 아니고 그 골목에 있는지라 대수롭지 않게 보냈는데 그게 부부싸움의 화근이 되고 말았답니다..
그 담날 아침에 퇴근해서는 안전불감증이라느니 뭐라느니 하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그때는 넘어갔는데.. 자고 일어나더니 담달부터 놀이방에 보내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야지 둘째 낳을때면 적응을 한다나요.. 울 친정 언니한테도 못 맡긴다는 얘기쟎아요.. 자기 애가 아니면 신경 안 쓴다면서요.. 울 언니가 얼마나 이뻐하는지.. 제가 가면 안 우는데.. 울 언니만 쫓아다닐정도이거든요.. 울 언니가 애를 안 키워본것도 아니고.. 언니한테 맡기면 사고라도 나고 놀이방에 맡기면 안전하다는 얘기더라구요..
누구를 만날 일이 있어도 애를 맡기고 가지를 못한답니다.. 언니는 기꺼이 잘 돌봐주는데.. 울 남편은 그것조차도 안된다는 생각이라 답답해 미칠 지경이랍니다.. 저도 동갑내기에 좀 참지 못하는 성격이라 서로 아주심하게 싸우고 말았답니다.. 심한 말도 하구요.. 집어던지구.. 근데요.. 정말 우울해서 눈물만 나고 다른때보다 더 심하네요.. 아기 낳고 우울증에 빠질것 같구.. 머리도 많이 아프고.. 어제부터 얼굴도 쳐다보기 싫어서 쳐다보지도 않구.. 밥도 안해줬답니다.. 애가 있으니 웃으려고 하는데 자꾸 눈물이 나구... 울 남편 성격은 뭐랄까.. 누구하고 어울리는것도 싫어하구.. 옆에 형부가 살고 있어서 같이 한잔 하고싶어해도 전혀 그런게 없답니다.. 그러니 이런저런 얘기도 듣고 하면 좋은데 그런게 없고.. 자기 생각만 있으니.. 그것도 요즘들어 부쩍 마음에 안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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