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의 뉴스로 온 나라가 슬픔으로 휩싸여 있네요..
노력하며 살아도 사람의 운명은 쉽게 풀리지만은 않아요.
아무리 아웅다웅하며 살아도 죽음앞에선 모든것이 허망합니다.
세달전 우리 둘째가 교통사고를 당했었지요.
아이는 사고 순간 의식을 잃었습니다.
바로 사고난뒤라 외상은 없었는데..
의식이 없어 아무 반응이 없었습니다.
숨도 쉬지 않고 울지도 않았어요.
한순간 아무 생각이 없었지요.
병원으로 가면서도 머리속에 아무런 느낌도, 소망도 없었어요. 그냥 두려움..무언지도 모르는 두려움..
아이의 숨이 돌아올까 그냥 코앞에 귀만 갖다대고 있었습니다.
그 때 전 아이를 위해 아무것도 할수 있는 일이 없었어요.
엄마로서 무능했고 인간으로서 나약하기만 했습니다.
버릇들인다고, 공부가르친다고 야단치고,매들고..이런것들 다 소용이 없었습니다. 그냥 그냥 살아주기만을..
평생 식물인간이 되어도 좋으니 그냥 내 곁에 살아주기만을..
병원에 도착해서야 겨우 숨을쉬고 가는 신음만 했습니다.
제대로 울지도, 소리지르지도 못하고 그냥 사는 신음만...
그제서야 아이의 머리며 얼굴이며 퉁퉁부어오르고 눈가에 피가 고였으나 너무 부어 눈을 벌릴수가 없었지요.
비뚤어진 다리가 퉁퉁부어 오르고 ..다리가 부러졌단 소리에..그래도 그정도는 괜찮다 생각들었지요..
잠시후 ..뇌출혈...
이대로 피가 멈추지 않음 수술도 해야하고.. 수술이 잘된다해도 그부작용...최악의 경우도...
아무것도 예견할수 없는 시간을 눈물도 없이 보내야 했지요.
정말 눈물도 안 났어요.
정신 똑바로 차리고 지켜봐야한다는 생각에 ..어쩜 마지막 보내는 몇시간일 수도 있기에..
피부를 소독하며..아이는 무의식속에서 기겁하며 질렸습니다.
너무 큰 고통에 제 손으로 링겔줄을 빼버리고..피범벅이 되고..
아빠와 내가 아이를 꼼짝 못하게 눌러야 했지요.
아스팔트위에 긁이면 그 상처들을 다 세게 닦아내야 합니다.
어른들 경우엔 칫솔로 그 살을 갈아내야 한다더군요.
그렇게 아이는 두 시간을 살을 갈아내는 고통을 당했습니다.
손을 멈추면 기절하고 다시 손을 대면 발악을 했지요.
남편은 땀과 눈물로 가슴이 터지는 아픔을 참고 있었고..
그래도 난 울지 않았어요..
이깟 고통.. 살아서.. 다시 살아 정상적인 생활을 할수만 있다면 다 이겨내야 한다고..
다행히 출혈이 멈춰 수술은 면하고 집중치료실에서 의식없이 이틀을 보냈읍니다.
간간히 정신이 들듯하면 고통때문이었는지 발악을 하고.. 다시 의식을 잃고..
그래도 숨쉬고 살아있다는 안도감에 남편과 전 아무것도 바랄게 없었습니다.사고난 순간..이미 아이가 의식이 없었기 때문에 우린 새로 아이를 얻은셈이니까요..
집중치료실에 또 다른 아이가 들어 왔습니다.
그 할아버지가 우리더러 어떻게 왔냐 하더군요. 교통사고라고 했더니 그래도 교통사고는 괜찮습니다 하더군요.
그 아이는 뇌종양! 이미 부위가 커 수술을 한다 한들 가망이 없는...
한가닥 희망이 아닌 마지막까지 할껀 다 해본다는 심정으로 서울병원으로 이송돼 갔지요.
신경외과 병동은 모두 중환자입니다.
한창 일해야할 가장이 뇌를 다치니 말도 못하고, 대소변도 못가리고 ,밥도 제대로 못먹고..
군대까지 갔다온 아들이 온 침대에 똥 오줌 범벅이 되어 자고있어도,
아무리 노력해도 낫지않을거라는걸 알면서도,
평생을 그렇게 뒤치닥거리 하며 살아야한다는걸 알면서도 ,
그 엄마는 포기하지않고 최선을 다하더군요.
살아있으니까..자식이 그래도 살아있으니까..
이 세상 아무리 힘든 상황이라도 인간이 견디어 내지 못할 고통이란 없습니다.
정히 못 견디면 죽으면 그만이니까요.
내가 선택할수 있는 내 생명니니까요..
하지만 그래도 우리가 죽음을 택하지 않고 이렇게 사는건~~~ 죽으면 아무것도 아니니까요
죽는것 보단 그래도 살며 이겨나가는게 더 나으니까요.
아무리 힘든 상황이라도 그 속에 조금의 위안은 있으니까요.. 이렇게 숨쉴수 있으니까요..
지금 아이는 다리 골절도 다 나아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있습니다.
하지만 얼마전 시어머니께서 교통사고를 당해 다시 병원을 왔다갔다하고 있지요.
시어머님은 아이보다 더 심해 움직일수가 없고 대소변을 받아내야 합니다.
그래도 전 이만하길 다행이라 생각해요..
어찌됐던 이젠 의식이 돌아와 사람을 알아보고..
일년뒤에 정상적인 생활을 하실테니까요..
평생 대소변 받아내며 수발해야 했다면 얼마나 힘이들겠어요? 본인이나 가족이나..
몇달정도의 고생쯤이야 얼마든지 견딜수 있지요..
주저리주저리 말이 많았는데..
세상사 다 마음먹기 나름이라고 ~~~
내손으로 밥먹으며 살수 있다는것 만으로도 ~~~
이 삶은 살만하다고 ....
그얘기를 하고 싶었읍니다..
미안합니다.그리고 고맙습니다. 모두 행복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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