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설겆이 마치고, 네살된 딸아이가 마침 잠들어 있다.
라디오에서는 예전에 좋아했던 노래가 흘러나와 참았던 나의
눈물샘을 결국에 터뜨려 놓고 말았다.
덕분에(?) 오랜만에 엉엉 소리내어 울고 말았다.
왜 사람들이 자살하는지..왜 가정에 큰 문제가 없는 주부가
외도를 하는지...우는 순간 많은 생각들이 머리속을 어지러핀다.
그냥 한숨으로 눈물의 끝을 마무리 하면서...
정말 별것도 아닌일이었다.
남편의 아무생각없이 내밷는 말에 한두번 마음을 다친게
아닐진데..왜 오늘따라 이렇게도 서럽고, 허무하고, 슬픈지
모르겠다.
남에게 하기에는 부끄러운 말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곳에 털어놓으면 내 마음이 조금은 시원할것 같다.
어제밤 울 남편왈 "너하고는 잠자리 하고픈 생각이 전혀 안든다." "여자로서 매력이....."
그러면서 몇마디 그와 비슷한 말을 했지만, 지금은 전혀 기억이
안나고, 기억하고 싶지도 않다.
이말을 들은 어제는 그냥 기분만 나쁠뿐이었는데, 왜 오늘
아침엔 자존심뿐만 아니라 남편이 너무 밉고, 나한테는 힘든
이 결혼생활을 그만 마치고 싶은 심정뿐이다.
물론 내가 여자로서 큰 매력이 없다는것쯤은 나도 안다.
성격상 남자 살살 녹이는 애교가 있는것두 아니고, 부부관계를
즐기거나, 좋아하는것두 아니고...애 하나 낳고 푹 퍼진
뱃살과 허리살에 나도 스스로 걱정에 한숨을 짓고 산다.
그래도 아주 퍼진 아줌마는 아닌데..
그런 자기는..배는 남산만해가지고, 머리카락은 솔솔 반은
없는 주제에...
내 성격상 공주과는 절대 아니기때문에 설사 남편이 나를 여자
취급을 안해줘도 굳굿이 견딜수 있을줄 알았다.
아니, 그동안 별로 여자 취급을 안했줘도 자극을 별로 안받고
살았는데..왜 오늘따라 이렇게 절망적이고, 슬플까.
그건 아마도 억울해서 인것같다.
남편과 열렬한 연애를 한것두 아니고, 나이에 쫓겨 나도 모르게
선본 남자와 4개월만에 결혼을 하고, 결혼 4년만에 어렵게 딸아이
하나 낳자마자 시부모님과 살림을 합쳐..매주 들락거리는 시누이들과 아프다는 핑계로 손가락 하나 까닥 안하는 시어머니..시집살이와..친정도 시어머니 눈치때문에 마음대로 못 다니고..
신랑과 시어머니의 생각없는 언어 폭력에 시달리면서..
직장생활을 하려해도 남편과 시어머니 반대로 집 지키는 개,
내지는 무보수로 집안일해주는 파출부로 전략해 있는 내 자신이
너무나 한심스럽지만, 사랑하는 딸아이와 그나마 도박,바람,술주정 없는 남편 하나 바라보고 사는 인생이었는데...
남편한테 배신당한 기분이다.
남편한테 뒷통수 맞은 기분이다.
물론 나도 안다. 결혼 7년 생활에 아직까지 신혼처럼 부부가
서로를 남자로 여자로 생각하며 살아지겠는가..
나도 남편이 남자라기 보다는 어떨때는 오빠같고, 친구 같은데..
남편의 마음, 이해한다.
하지만, 그래도 아무리 허물이 없고, 편한 사이라도 남편이
아내에게 그런말로 나의 자존심을 건들리는것은 이해 할수없다.
"그래..나는 여자가 아니다. 이 집안의 며느리라는 아내라는
엄마라는 일꾼일 뿐이다.." 이런 생각을 하니 왠지 가슴이 답답하고, 무거운 덩어리가 내려앉는 듯한 참답한 생각이 드는건 내
성격이 이상해서일까?
이런 시기에 어떤 남자가 나를 존중해주고, 나를 여자로서 대해
준다면, 나의 마음과 행동이 어떻게 될까?
이제야 tv에 나오는 주부의 불륜이라는 것도 조금은 이해가 된다.
물론 나에게도 문제가 있겠지만, 그래도 나를 조금이라도 존중해
주는 남편이라면 생각으로만 하고말아도 되는 것을 꼭 그렇게
이야기 해서 나를 초라하게, 시쳇말로 쪽팔리게 만들수 있는건지
의심스럽다.
너무 슬프고, 심란해서 두서없이 생각나는 대로 몇자 적어보았습니다. 창피한 말이지만, 너무 속상해서 주저리 주저리 적은글
너무 흉보지 말았으면 하는 바램이구요, 이렇게라도 털어놓고
보니 조금은 속이 시원하네요...
이제는 정말 "아. 줌 .마 가 된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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