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랫글들을 읽으면서 여러 생각들이 드네요.
어떤 분은 맏며느리로서 시동생 결혼축하금으로 고민하시고 어떤 분은 같이 사는 시동생때문에 힘들어하시고...
제 남편은 4남1녀 중 4남입니다. 아래로 3살 차이가 나는 시동생이 있지요.
결혼할때 시댁 부모님은 결혼식만 치러 주시고 큰 형님댁에서 1000만원 보태 주신 게 다입니다. 그때 결혼할 때는 큰형님, 시부모님 따로 생각 안하고 그저 시댁에서 해 준게 달랑 돈 천만원이라는 사실에 무지 서운하고 힘들었었는데... 몇년이 지난 지금 살림해 보니 돈 천만원 정말 무시못할 돈이더군요.
큰 형님께는 형편이 나아지면 꼭 갚아 드리겠다고 했지만 그럴 때마다 큰 형님은 됐다고...그돈 그냥 준거라고...이번에 차를 한대 샀습니다. 빚이랑 다 갚고 조금 모은 돈으로 중고차를 샀습니다. 사기 전에 큰 형님에게 여쭤 보았지요. 차가 꼭 필요한 거냐고... 맘씨 고운 울 큰형님은 아이 생기고 그러면 차 있는 게 좋다고...차 살때 큰 형님께 참 죄송했습니다.
그러고 보면 사람 마음 참 간사합니다. 돈 생기면 그돈부터 갚자 해놓고 돈 생기니 이렇게 딴짓부터 하니....어쩌면 마음 한구석에 그돈 안갚아도 되겠거니 하는 생각이 있었는 지도... 마음이 무겁습니다. 이렇게 큰 형님께 받은 거 아랫동생에게 줄 수 있으면 좋은데...
선비같은 집안에 울 막내 시동생은 정말 돌연변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성품도 어찌 그리 다른지... 부산 작은 형님이 7년이나 데리고 있으면서 칭찬 한마디 하시는 거 들어보질 못했습니다. 물론 작은 형님이 남 흉보는 거 좋아하시긴 하지만...직장생활이 몇년인데 지금 카드빚이 엄청납니다. 술,담배 엄청하고...거액의 카드빚을 형제들이 한번 갚아줬는데 또 카드빚 지고 결국 카드사 횡포에 직장까지 그만두고 시댁으로 도망갔다 서울 우리집까지 왔는데...며칠 같이 있는데 정말 미치겠더라구요.
반찬투정도 심하고 눈치없이 형수 앞에서 옷도 홀랑...밤새가며 컴퓨터,tv,형광등 다 켜놓고,tv 채널도 누가 보고있든 말든 본인 좋아하는 거 말도 없이 확 틀어버리고... 은근슬쩍 울집에 얹혀살려고 하는 거 시댁 식구들이 총동원해서 말리는 바람에 나갔습니다. 운좋게 기숙이 가능한 직장을 구했지만 막내 때문에 지금도 노심초사입니다. 같은 지붕아래에선 안살아도 같은 서울 안에 있으니 철딱서니 없는 시동생,무슨 일이라도 있을까 걱정입니다.
시댁 식구에 대해선 참 이율배반적인 감정이 드는 거 같습니다.
어떨 땐 고운 마음...어떨 땐 미운 마음...그러면서 한 식구가 되가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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