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결혼 4년차...연애5년만에 동갑내기 남편이랑 결혼했습니다. 저 역시 부모님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성실하고 착한 남편 성격하나 보구 결혼했습니다.
주위 사람들, 시댁에서 전세금 마련해 줘서 최소 5000만원에서 시작할 때, 우리는 은행에서 대출받아 겨우 산꼭대기 단칸방에서 시작했죠. 다소 부유했던 친정에선 반대하는 결혼한 까닭에 전혀 지원이 없었구요.
저도 그랬어요. 애 낳으라하는 시댁 식구들...돈 없어 애 못낳는 다고 하면 다 지가 먹을 거 타고난다고 하는데, 요즈음 그런가요. 다 옛말이지. 속으로 '자식한테 하나 물려줄 거 없이 그동안 무얼 하셨습니까. 책임지지도 못할 말씀 하지도 마세요'라고...결혼은 현실이라더니, 친구들은 벌써 아파트값 얼마 올랐네, 남편 연봉이 이번에 얼마네 하는데, 좋은 선자리 물리치고 고집 핀 내자신을 얼마나 자책했는지... 솔직히 지금도 젤 두려운 건 이가난을 제 자식에게까지 물려줄까 봐입니다. 저야 좀 못먹고 못입어도 괜찮지만 내 자식에게까지...
지금도 때때로 그런 마음이 아주 없는 건 아니지만, 항상 못된 성격 참아주고 나만 이뻐해 주는 울 남편에게 감사하며 살으렵니다. 처음 결혼할 때 마음...저는 줄곧 남녀공학을 다녀서 주위에 남자들을 관찰할(?) 기회가 많았는데, 다 그렇진 않겠지만 뭔가 하나씩 부족하더라구요. 집이 잘 살면 좀 의지가 약하거나 바람끼가 있고, 사람이 됐다 싶으면 집이 빈곤하고...그래서 그냥 후자를 선택했죠. 정말 똥구녘이 찢어질 정도로 가난했던 시댁에서 그 많은 자식들 중 울신랑 어떻게 대학까지 가르쳤는지도 알고있고 자식들에게 줄 것도 없으시지만 바라지도 않으시기에 거기에 감사드리며 살으려 합니다.
저희 역시 아직 아이를 가질 엄두를 못내고 있습니다. 나이가 곧 30대 중반이 되는데도...최근에 남편이 아이가 좀 크면 중국으로 유학보내자는 의견을 내더군요. 한국에선 아이 못 키운다고...훗. 돈 때문에 아이를 내 조국에서 키우지 못할 거란 생각은 안 해봤는데...그래도 검었던 머리가 반백이 되도록 열심히 일해주는 남편보면서 훗날 내 아이에게 뭔가라도 남겨줄 수 있도록 열심히 살아 보렵니다.
요즈음 울나라 이혼율이 미국 다음으로 높다고 하고 경제적인 이유가 3위라고 하는데, 잘 살던 사람 언제 뒤집힐 지 모르고 못살던 사람이 잘되기도 하고 그렇더라구요.
'제대로 된 사람' 만나기가 쉽지 않은 세상입니다.
우리 힘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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