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id   pw
 
 
[비밀번호 찾기]
 
 

현재위치 : HOME > 게시판 > 푸념털어놓기

제목: 한 많은 죄인입니다.
작성자 : 여인 조회수 : 1499 작성일시 : 2/26/2004 4:40:52 PM
만났습니다. 내 애기를... 태어나서 오개월만에 때어놓고 친정으로 도망와 버렸습니다.
숨이 막혀서 더 이상 못 있겠어서여.
좀 더 있으면 내가 제정신으로 못 버티고 자살이라도 할것 같았기에...
변명이라 생각해도 좋습니다.
한번에 실수로 애를 갖고 없앨려고 생각도 많이 했습니다.
그 남자는 애 없애면 자기도 죽는다고 하더군여.(__);
그랬는데 전 집에다 임신 사실도 알리지 못하고 숨기며 혼자 살았습니다.
애 낳기 한달전쯤에야 방을 얻고 어쩔수 없이 살게 됐습니다.
집에는 아무도 없어서 몸풀고 봐 줄 사람이 없어서여.
임신한 상태서도 그 사람은 집에 서너번 온게 고작이었습니다.
그때 알았어야 했는데.....
같이 산지 한달만에 애를 낳았고 한달 안된상태에서 시아버지가 교통사고를 당했습니다.
의식불명인체로 중환자실에 있다고 내가 친정에 있을때 전화가 왔드라구여.
집에서 몸조리를 하는데 시어머니 이주일정도 봐주시곤 일다니셨습니다. 그러면 남편이 도와줘야 하는거 아닌가여?
무거운 것도 들어주고...여러가지....
내가 할 수 없는것만 골라서 이거 해주고 저거해주고 이랬는데
맨날 자기한테만 시킨답니다......하도 잔소리를 해 대서 아무도 없는 친정에가서 동네에 살고 있는 할머니가 계신데 그 할머니가 도와준다고 거짓말하고 애하고 나 그렇게 둘이만 지냈었습니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눈물만 나오고...맨날 울었습니다.

사고 소식을 듣고 집으로 갔는데 애 낳은지 얼마 안되니 병원에 데리고 가지 말라고 그러더군여.친구들이...병균에 약하다고여.
그래서 맘은 좌불안석이고 병원엔 찾아가지 못했습니다.
애 아빠는 병원에서 형님이랑 이틀에 한번씩 날새고 일다니고 그랬습니다. 병원에서 날 새는날은 어쩌는 줄 아세여?
맨날 술만 마시다 오는겁니다.
그러던 어느날 어머니가 전화 오셨더군여.
넌 시아버지가 교통사고 났는데 병원에 한번 안 나타나냐구...
의식도 없는 중환자실에 계신 시아버지를 내가 간다고 알아보겠으며 애 낳은지 얼마나 됐다고 내가 가서 할 수 있는게 뭐가 있겠습니까?
더군다나 시아버지하고 얼굴 대면도 두 세번 했을 뿐인데...ㅡㅡ;
그러다 결국 시아버지는 돌아가셨고 그 다음부터 애 아빠는 미친사람 같았습니다.
맨날 술 마시고 늦게 들어오고.......
안 그래도 술 좋아하는 사람이지만 애하고 나를 보고 열심히 살아야 하는데 영 엉망이었습니다.
술 마시고 들어오면 자는척 하고 있는날 발로 걷어차며 일어나서 집에 가라고 그러구여. 애는 놔두고 가라고.
자기가 돈주고 키우면 된다구여.
밥먹을때도 항상 잔소리
짜다. 싱겁다. 너무 많이 했다. 밥 많이 먹는다....미치져.
자기는 할말 다 하면서 내가 말할려고 하면 하기도 전에 시끄럽다며 조용하라고 말을 막습니다.
도저히 그렇게는 살 수 없었습니다.
일주일에 한번 쉬는 날은 돈도 없으면서 경마장 다니구여.
애기 일회용기저귀 안쓰고 면기저귀 썼었는데 하는게 너무 괘심해서 저만 돈 아끼면 머 합니까? 자기는 더 쓰고 있는데
그래서 일회용기저귀 썼더니 돈 쓴다고 그러고...
어느날 술마시고 와서 행패를 부렸습니다. 심하게 얻어맞았져.
그 길로 집으로 와 버렸어여. 티비 보면서도 항상 여자가 저러면 맞아야돼. 내가 들으라는 듯 얘기했어여.
정말 너무 힘들어서 도망쳐왔습니다.
오빠들 내가 맞고 온 걸 알더니 죽이겠다고 난리했습니다.
난 건들지 말라고 했어여. 사람아니고 짐승이니 상대하지 말라고
그렇게 애를 데리고 오지 못하고 혼자만 친정으로와서 맨날 울며 살았습니다. 애를 데리고 오고 싶었지만 먹고 살아야 했기에 놔두고 올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애 낳은지 오개월만에 그렇게......ㅠ,ㅠ
그리곤 몇일전에 느닷없이 팔년만에 데리고 나타났더군여.
내 애기라네여? 내가 낳은 애기라네여?
아무 준비없이 갑자기 맞닥드린 상황. 애기였을때 보다가 갑자기 큰 애를 데리고 나타나 그 애기가 내 애기라고 하네여?
믿기지 않았습니다. 남들은 서로 얼싸안고 포옹하고 울고불고 했으련만 난 그러지를 못했습니다. 단지 어벙벙한 상태였져.
껴안고도 싶고 울고도 싶었지만 애기가 놀랄까바여.
여덟살이지만 전혀 처음보는 나를 보고 놀랄까바서여.
그 애를 보고나선 맨날 꿈에 나타납니다. 그치만 다시 그렇게 애아빠하고 살고 싶진 않습니다. 애만 데리고 와서 살면 안될까여?
방법이 없을까여? 애는 아빠가 얼마나 호되게 굴었는지 주눅이 들어서 아빠말이라면 벌벌거렸습니다. 쌍욕은 보통이었구여.
이 엄마가 받아야 될 모든걸 내 아들이 다 받아 견딘것입니다.
이 죄 많은 여인...어디가서 죄를 빌며 어디가서 용서를 받을까여? 용서를 빈들 용서를 받을 순 있을까여?
혼자 살겠다고 자식 버리고 자식한테 그 업 다 뒤집어 씌우고...
미칠것만 같습니다.
관련글
     한 많은 죄인입니다. 여인 2004-02-26 1500
     참으로 딱한일입니다. 인드라 2004-02-26 1043
     폭력이 무서워서 여인 2004-02-26 997
     아이를 데려올수있는방법을알아보세요... 안타까워서... 2004-02-27 982
     애를 위해서라도.. 기찬녀 2004-02-27 950
     애를 위한 방법은 어떤 것인지..... 여인 2004-02-27 983
     맘을 잡아야.. 기찬녀 2004-02-27 997

등록된 글이 없습니다


ⓒ2001~2025 가계부닷컴 All Rights Reserved. Contact Us

후원금 계좌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