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읽다보니 시댁쪽 푸념거리들이 참 많네요.
전 참 다릅니다.
어려서부터 딸 넷중 둘째로 자라 그리 부유하진 않지만 그저 그런 환경 속에서 컸죠.
엄만 학교 선생님이셨는데 무지하게 개인적인 분이시고 아빤 젊어서 부터 맞벌이에 익숙해진탓에 자식들 위하는 거라곤 눈꼽만큼도 없는 사람입니다. 최신의 기계들엔 엄청난 관심과 꼭 사야만한는 그런 철부지같은 사람....
그래도 엄만 다 그걸 받아주며 사셨죠.
지금에야 아빠 버릇 엄마가 다 망쳐놨다고 딸들이 얘기 하곤 하지만 다 늙어 뭐 그리 문제 될게 있겠어요.
하지만 문젠 결혼해서 부터랍니다.
저희 시댁은 정말 자식들위해서 희생하는 그런 부위기이거든요.
첨엔 그저 당연히 아들가진 집에서 하는 것쯤으로 편하게만 생각했지만 너무 비교가 되는거예요.
친정엄만 안주고 안받는 게 가장 편하다 하시지만 명절이라도 지낼라치면 시댁에선 항상 뭐라도 꼭 친정갖다 주라고 바리바리 싸 주시지만 친정은 눈도 꿈뻑안합니다. 경제적인 도움은 그렇다 쳐도 매사에 모든게 비교가 되니 신랑에게도 참으로 날이 갈수록 쪽팔리고 자존심이 상하는 거예요. 워낙에 없어서라면 그런대로 이해가 갈테지만 엄마얘긴 딸 넷그렇게 다 돌봐주면 난 어떻게 사냐는거죠. (참고: 우리 시부모도 자식이 넷입니다)
제가 원하는건 가장 기본적인 것임에도 그걸 이해 못하시는 것같아요. 애도 벌써 친가와 외가는 차이가 있으니까 외가를 싫어해요. 가령 친가에 가면 저만 귀여워하고 놀아주시고 하지만 외가엔 가면 할머니가 사위들과 얘기하거나 본인 즐기시는 고스톱치느라 항상 아이들은 나가 있어라거든요.
그런 모습을 아이에게도 또 남편에게도 보이는 모습이 너무나 창피스럽습니다.
이기적이고 개인적이며 절대 자식들한테는 미안하단 소리를 할 수없는 양반들이죠.
결혼해서 애를 낳을 때도 시어머니는 본인이 직접 산후조리 해 주신다고 못 해주시면 안타까워하시는 반면 친정엄만 무조건 조리원들어가라고 성화여서 어찌나 서러웠던지.. 결국 조리원비는 시부모님이 내주시고 한 일주일 집에서 맛없는 미역국 끓여 준 엄마에게 용돈을 드렸답니다.
남 의식하면서도 돈만 밝히고 그러면서도 귀찮은일은 절대 하기 싫어하고 자식에게 손 안벌리겠다하시면서 그 명분으로 절대 도움을 주기 싫어 하시죠.
엄만 시댁에서 가져 온 김치를 우리집에서 또 쪼금 얻어가는 그런 정도로 살림을 못하는 사람이랍니다.
결혼전엔 미처 몰랐던 많은 부분들이 그래도 친정엄마에게 의지하고 싶은 많은 부분들이 우리에겐 너무나도 없으니깐 참으로 서러울 때가 한번이 아닙니다.
만일 결혼을 하지 않았더라면 부모에게 아무것도 해주고 싶지 않다는 게 모두 우리 네딸들의 생각입니다. 하지만 시댁이 있는 한 또 남편과 아이가 있는 한은 해야할 도리는 해야잖아요. 우리 부모님은 그걸 즐기시는 것 같아요 어찌보면...
한번은 언니가 첨으로 집을 사서 이사를 했는데 시댁에선 1000만원을 없는 돈에 도와주셨다고 너무 형부에게 부끄러워서 친정엄마에게 우리도 며느리로서 시댁에 체면이 있는거 아니냐며 얘길해 겨우 새 냉장고를 하나 선물 받았답니다.
그렇게 얘기하기전엔 집들이때 와서 밥만 먹고 (과일 좀사오고) 간게 다였으니까요.
항상 딸들이 모여 그래도 우리가 친정 도움을 왜 받냐고 하는 얘기가 아니라 엄마로서 너무하다. 쪽팔리다. 뭐 그런 얘기들로 서로 푸념아닌 푸념들을 합니다.
그렇다고 우리가 클때 정말 부모에게 이렇다할 사랑을 받으며 큰 것도 아니고 없지만 자식을 위해 베푸는 그런 내리사랑같은 걸 받아 본 경험이 없어서리 친정부모를 생각하면 효도보다 서운함이 더 크고....
엄마는 종종 이런 얘기까지 하시죠.
그래도 우리딸들이 시집들은 다 잘 갔다고..
왜냐면 그래도 부모라고 오면 시댁에서 받아 온것들을 또 많이 퍼주거든요..
제가 생각해도 우리 시집은 정말 이런 시집없지 싶을 만큼 저를 사랑해 주십니다. 남편이 속이라도 좀 상하게 하면 전 쪼르르르 시어머니께 하소연 하거든요. 그럼 가차없습니다. 우리 신랑 그런 부모님을 존경하고 사랑하면서 커 왔기때문에 이 사람도 참 잘하구요. 그러면서도 처가엔 자기 할 도리를 다하는 그런 남편을 보면 더 더 우리 부모가 원망스럽고 쪽 팔리고 뻔뻔해 보여 밉습니다.
전 명절때도 선물 똑같이 안해요. 시댁은 항상 좋고 많이, 친정은 어디서 생기거나 돈안드는 걸루 대충 ...
그러면서도 또 어쩔 수없이 신경쓰이는 게 남편이네요. 날 어떻게 생각할까 우리 친정을 어떻게 생각할까.. 등등....
친정 부모에게 사랑을 많이 받고 크신 많은 주부님들이야 이런 상황이 또 제가 이해 안가실지도 모르지만 시댁에서 받는 스트레스 이상으로 참 갑갑할 때가 많답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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