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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우리 시엄마...
작성자 : 솔잎 조회수 : 1473 작성일시 : 1/27/2004 1:07:32 PM
전 홀시어머니가 계십니다. 말씀도 잘하시고 며느리 귀한줄도

아시고 저를 많이 아껴주시고...참 좋으신 분입니다. 아들한테

여자는 남자 하나만을 보고 왔기때문에,'네가 잘하지 않으면 아

소용없다'는 말씀을 입에 붙이고 사실만큼 여자의 고생을 무척이

나 싫어하시죠..

문제는 말씀으로는 무엇이든 못하는 게 없으시다는 것입니다.

세상에서 당신만큼 완벽하신 분도 없다고 입버릇처럼 말씀하시고

"내가 만약 공부를 했으면 대단한 사람이 되었을거다" 등등의

항상 자기자랑에 자기최면에... 처음엔 맞춰드렸는데, 좋은

얘기도 한두번이지...항상 똑같은 얘기를 반복해서 들어야하고,

맞장구쳐서 칭찬해드려야 하고...그랬더니, 당신은 정말 대단하

신 분인줄 아십니다. 이번 설에 아가씨 시댁에 보낼 굴비세트를

제가 준비했습니다. 어머님께서는 아가씨한테 용돈은 용돈대로

받고 챙겨주는 것은 떡 한덩이..보다못한 남편이 '우리가 챙겨주

면 안되냐'는 권유에 그렇게 굴비세트를 들려보내긴 했지만...이

래저래 지출이 커져서 기분이 썩 좋지만은 않았습니다. 어머님

이 하셔야 할 일까지 우리가 다 해야 하니...정말 점점 더 어머

님이 한심스럽게 느껴집니다.

어머님과 저흰 따로 살고 있습니다. 이번 설에 시아버지 차례상

에 올릴 차례음식은 어찌 준비해야 하냐고 넌지시 전화를 드렸었

습니다. 아무것도 준비할 것 없다고 하시면서 있는대로 대충 올

리면 된다고....어머님의 '아무것도 준비할 것 없다'는 여느 어

르신들이 말씀하시는 인사치례의 말이 아니라 정말 아무것도

안 하실 생각이십니다. 살아생전에 아버님과 사이가 안좋으셨다

지만 매번 너무 성의없는 모습에 실망스럽기까지 합니다. 그래

도 한평생 같이 사신 분의 제사며 차례인데..그렇게 성의없는

모습으로 일관되어야 하는지..저는 정말 보고 배울 것이 하나도

없는 것 같습니다. 그걸 보다못한 저는 산적,구이,전,만두,

나물, 잡채, 떡국...심저어 야채며 양념류까지 바리바리 싸들고

시댁으로 향했습니다. 갔더니 떡 하나 달랑 해 놓으시고 준비

다 했다 하십니다. 그래서 전 하루종일 전 부치고 잡채에 나물에

....허리가 휠 정도로 혼자 차례상 준비를 다하고..새벽 1시가

되어서야 잠을 잤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어머님의 청결상태입

니다. 나이도 60세밖에 안되신 분이 너무나 지저분하고 항상

바퀴벌레를 사육하시고, 썼던 랩이나 봉지는 그속에 들었던

물건이 무엇이었든지간데..항상 재활용...생선을 담았던 봉지에

떡을 싸주시고, 김치 씌웠던 랩에 김을 싸고...그것을 지켜보는

저는 참 힘듭니다. 딸이 아니기에 뭐라고 할 수도 없고..그러면

서도 당신은 완벽하다고 하시니...

제 나이 27살인데, 벌써부터 제사며 차례를 맡아서 책임지고 해

야하는지, 아님 어머님이 하시는대로 지켜봐야 하는지 고민입니

다. 말씀으론 당신이 살아계신 동안은 모든 제사며 차례는 당신

께서 하신다 하시지만 결과는 매번 이렇습니다. 아버님 제사를

저희집으로 모셔와서 지내야 할지, 아님 지금처럼 바퀴벌레와의

전쟁을 참아가며 시댁으로 가서 준비해야 하는 것인지..잘 모르

겠습니다.

청결상태가 0점인 시어머니께 어찌하는 것이 좋을까요?

그리고 말씀으론 무엇이든 다 하시고 정작 되는 것은 하나도 없

는 이상황을 어떻게 슬기롭게 극복해야 할까요?

현명한 주부님들의 조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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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2004-01-27) 그냥 그러려니 하시죠. 옜날분들은 많이들 그래요. 제사를 허술히 지내시는건 아마도 시아버님께 감정이 많으신가보죠.
하늘이 (2004-01-27) 지저분한 부엌에서 일하시기 싫으시면 음식을 다 해가세요. 전 그렇게 해요. 제사 전날 준비 다 해뒀다가 혼자서 슬~~슬 해요.제사 지내러는 남편 퇴근후 밤에 가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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