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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미련한 며느리, 대형사고를 치고 말았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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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답답한 맘 |
조회수 : 1097 |
작성일시 : 1/26/2004 4:32:08 P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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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 많이 울어 눈이 부어 모니터 보자니 눈이 좀 시리네요...
답글 올려주시고 리플 달아주신 분들 너무 감사합니다...
위안이 정말 많이 되었답니다...정말 고맙습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결국 시어머니가 봐주시기로 결론이 났어요...
문제는 제가 시어머니께 싫은 소리 한 것이 "며느리가 시어머니한테 덤볐다"로 확대되어 집이 한번더 시끄러워졌단 것입니다...
신중을 기하라는 말씀을 많이 해주셔서 말을 아끼고 있었는데...
문제는 어머니께 제가 미운털이 많이 박혀있더군요...
2일 전에 출근 앞두고 머리를 정리할 겸 미용실을 다녀왔더니 어머님이랑 남편이 분위기가 냉랭한거예여...
살짝 물어봤더니 남편이 분유타는 동안 아기가 숨넘어가게 울고 있는데도 전화받으며 나몰라라 하고계셔서 남편이 한마디한게 화근이 되었다더군요...
다음날 제가 남편보고 그러지 말라고, 어머님 시골집 가실때까지 잘 해드리자고 다독인 후 같이 농수산물시장에 장볼겸 드라이브하고 바람쐬러 갔다오라고 했답니다...
근데 다녀오신후 제가 물건을 열어보니 버섯이 얼어 있길래 평소처럼 남편에게 아무 생각없이 "오빠, 이거 얼마줬어? 다 얼었네"라고 얘기를 했습니다...
순간 어머님이 저 들으라고 "그럼 지가 사러가지, 기껏 사다준 물건에 왜 입을 대!"라고 말씀하시는거예요...
얼마나 황당스럽던지...
그때부터 저녁하고 있는 제 등뒤로 오셔서 "시금치 시든건 왜 버렸냐"-쓰레기통에서 시금치 시든 것 한가닥 다시 꺼냈습니다.
"소소한 일에 남편 부리지 마라"-콩나물 다듬어 달라고 했거든요...등등 계속 퉁명스럽게 말씀하시더라구요...
스트레스 받는 걸 눈치챈 남편이 집을 나가더니 핸드폰으로 연락이 왔어요...
"나 pc방 간다고 하고 나왔으니까 슈퍼간다고 하고 나와라, 기다릴께..."
정말 남편이 고맙더군요... 눈물나게 고마웠습니다...
그렇게 나갈 준비를 하고 보니 시장에서 사온 사과가 보였어요...
그 상황에 무슨 좋은 소릴 더 들어보려 그랬는지 식사마치신 어머니께 급히 깍아 어머니께 드리고 아기 기저귀를 보고 있는데 어머님이 먼저 이야기를 꺼내시더라구요...
"언제 출근하냐?"-"낼모레요...몇번 말씀드렸잖아요..."
"나야 말해줘도 늘 까먹지! 근데,넌 어쨌으면 좋겠냐? 내가 있었으면 좋겠냐, 갔으면 좋겠냐?"-"어머니 편하신대로 하세요...저희가 사람을 구하게 되면 얼마나 걸릴지 모르는데, 어머니 언제까지 봐주실 수 있습니까?"
"그러니 묻잖냐, 내가 있어주랴?"-"모르겠습니다..계시다가 며칠전처럼 또 맘 바뀌셔서 못봐주니까 사람구하란 소리 나오면 어떡합니까. 정말 모르겠습니다"
"그러게 왜 사람 속을 뒤집냐??"-"어머니 제가 뒤집었습니까, 아기가 뒤집었습니까? 왜 출근 2-3일 앞두고 이렇게 중요한 일을 달리 말씀 하십니까?"
"너는 홧김에 막말 안하고 사냐? 그럴수도 있지! 사람이 화가나면 그럴수도 있지!!"-"저는 어머님을 겪어본지 얼마되지 않아 어머님이 말씀하시면 그대로 다 믿습니다...그래서 다 믿었습니다...어른들 다툼 끝에 왜 우리 아기가 피해를 봅니까, 그리고 왜 저한테 이러십니까? 저희랑 살면서 맘 상하시는 일이 있으시면 그때마다 봐주겠다 못봐주겠다 하실껍니까? 엉엉!!!"
"누가 죽었나?!! 왜 우는데, 아이고 얘 봐라, 사람 잡네~! 누가 들으면 뭔일 난 줄 알겠다! 그래 니 잘났다! 니 똑똑다!!!됐다, 고마!!!!
상황이 이쯤되고 보니 그간 큰소리 한번 안내고 살아온 전 겁이 났고,이거 안되겠다 싶어 그 상황을 피해버리고자 아기를 안고 일어났더니 불난데 기름부어버린 격이 되어버렸습니다...
"이밤에 어디가냐!! 아 안고 어디 가냐?!!!"-"아범 데리러가려구요..."
"이 추운데 너네 다 나가면, 내가 뜨신 방에 잘도 누워있겠다~! 엉?!!!!"-"어머니 그게 아니구요..."
"됐다, 고마!!! 내가 나가마!!!"-"어머니 정말 왜 이러시는데요..."
때마침 전화한 남편이 저 우는 소리 듣고 달려왔고 상황이 거기서 멈췄습니다...
근데 기가 막힌건 과정 다 생략하고, 어머님이 다짜고짜 남편에 하시는 말씀이 "내가 언제 출근하냐고 물었더니 쟤가 저러고 나온다!내 참 기가 막혀서..."
말하기가 싫어졌습니다...
너무 뜨악스러워서 말하기가 싫어졌습니다...
핸드폰 하나만 챙겨들고 집을 나왔습니다...
갑자기 친정엄마 생각이 너무 간절해서 전화했더니, 정말 뱃속 저 안에서부터 꺽꺽 거리는 소리가 올라왔습니다...
"니가 첨 겪어보는 일이 많아 맘 고생이 많다...그치? 엄마가 그랬잖아, 시댁 식구들한테는 말 아끼라고... 울거 없다... 무조건 잘못했다고 빌어라... 그리고 시어른들 바꿀 생각 하지마라... 안 바뀌신다...추운데 들어가라... 우리딸이 참 현명한데 오늘은 많이 속상했나보네... 억울하고 속상해도 잘못했다고 해라... 그래야 집이 편하고 조용해진다..."
전화 끊고 나니 친정엄마한테 너무 죄송하더라구요...
아마 밤새 한숨 못주무셨을텐데...
저 찾아나온 남편을 따라 들어가 무조건 잘못했다고 비는데 이어지는 어머니 말씀이 기가 막혔습니다...
"시장에서 돌아왔을때 부터 알아봤어. 심통이 나있더라고... 그래도 그런 행동을 하는게 아니지, 물건이 얼었네 어쩌네, 사과도 깎아서 슥 밀어놓고 나가버리고, 애 옷 갈아입혀야 된다고 했더니 뚱하니 대답도 없고, 그리고 시어머니 앞에서 어디 방바닥치면서 대들어?!!내가 괜히 왔다...내가 홧김에 그런말 했지만 내 맘은 변함이 없어! 애 봐줄려고 했지! 근데 인제 됐다! 그만하자!!"
전 방바닥을 친 적도 없고(아이를 안고 있어서 칠래야 칠수가 없었답니다) 앞서 말했다시피 남편하고 어머님하고 기분푸시라고 보내드린건데 기분 상할 일이 뭐가 있었겠으며, 아이 옷 갈아입혀야 된다는 말씀에 아기가 자고 있어서 좀 있다가 갈아입힌다고 말씀드렸는데...
모르겠습니다...
출근 3일 앞두고 시어머니가 말바꾸신 탓에 문득문득 심란한 얼굴을 하고 있었던 것이 그리 기분이 상하셨는지, 그래서 제 모든 행동을 그렇게 안 좋게 해석하셨는지...
맘 상하신게 한두가지가 아니더라요...
남편과 밤늦게까지 이야기했지만 결론이 안났습니다...
남편도 기분이 많이 상해있었구요... 어찌 좋겠습니까...
와이프랑 어머니랑 다툼에 끼었는데 뭘 할 수 있겠습니까? 입 잘못때면 더 일이 커질텐데요...
차라리 가만 있어준게 현명했단 생각이 듭니다...
암튼 분명한건, 제가 어머니 성향을 몰라도 너무 몰랐다는 겁니다...
그렇게 밤을 보내고 남편이 출근한 뒤 어머니께 잘못했다는 말과 함께 아이를 봐 달라고 다시 부탁드렸습니다...
지금으로선 방법이 그것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대로 시어머니 시골로 보내드리고 나면 전 영원히 되바라진 며느리가 될테니까요...
남편 말대로 두고두고 어머니가 상기하시며 입에 올리실테니까요...
이 미련한 며느리는 입 한번 잘못 놀렸다가 되로주고 말로 받았습니다...
생각이 많이 짧았던 것 같습니다...
아기가 조금 크고 나면 어린이 집을 보내려구요...
아니면 정말 일을 그만둘까도 생각 중입니다...
이젠 눈마주치고 웃는 모습이 너무 예뻐 두고 바깥일 하는게 쉽지 않을 것 같아서요...
기회가 되면 지금처럼 새로운 일이 또 주어지겠지요...
이야기가 너무 많이 길어졌습니다...
여러 님들의 답글 너무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담에 또 답답한 일 생기면 조언을 구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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