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저는 착한 여자이기는 해도 현명한 여자는 아닌 듯 합니다. 착하기에 모두 다 반대하는 이사람 끝까지 버릴 수 없어서 내 품에 끌어 안고는 살았지만 이사람을 변화시키지도 행복하게도 해주지 못했읍니다. 어쩌면 젊었을때부터 속썩이는 아빠를 끝까지 떠나지 아니하고 인내하신 친정 엄마의 영향이랄까.. 난 그렇게 살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남편없는 여자, 아빠 없는 아이를 만들어 살 자신이 없었는지도 모릅니다. 아무것도 기대할게 없는 남자, 부모도 없고 돈도 없고 배움도 없는 남자... 힘든 세상에서 남자로 살아가기가 힘든줄은 알지만 왜 하필 그 가족이 나인지.. 후회스럽습니다. 이사람은 성질은 불같아도 마음 여리고 착한 사람입니다. 거기다 어린아이처럼 조금만 누가 잘해줘도 간, 쓸개 다 내어 놓지요. 그래서 사기도 여러번 당했답니다. 그 뒷 수습은 언제나 저의 친정일수밖에 없었구요. 친정에 진 빚을 갚아보겠다고 이리뛰고 저리뛰지만 타고난 성품탓에 매사 일을 그르치기가 일쑤고... 하나하면 하나밖에 모르는 남자, 여러가지 골치아픈일이 겹치면 밥도 잘 못 먹고 잠도 잘 자지 못하지요. 이제 한달 후면 둘째 아이도 태어나는데, 어떡해야 하는지.. 이사람하고 살았다가는 가난을 못 벗어 날 것 같은 불안때문에 사실 이러는게 옳은건지 저러는게 옳은건지 모르겠읍니다. 요즘세상은 착하고 부지런하다고만 해서 살아지는건 아닌가 봐요. 참 살기 힘든 세상입니다. 차라리 갈라서고 혼자 살아볼까 하다가도, 홀로 살아간다는게 두렵습니다. 얼마전 친한 친구가 이혼했는데, 별로 잘 살아가지 못하는것 같더라구요...그래서 더 두렵습니다. 좋은 말씀 새겨 들었읍니다. 또 좋은 조언 부탁드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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