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란 그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많이 달라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전 불행하게도 두번이나 이혼의 아픔을 겪은 사람입니다. 첫 남편은 노름에 빠져 가정을 돌보지 않았고, 두번째 남편은 독선적이고 폭력적인 사람이었습니다. 게다가 바람까지 피우고 아주 당당한 그런사람이었죠. 다시는 결혼같은 거 하고싶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1년도 채 되지않아 전 지금의 남편을 만났습니다. 앞의 두남자와는 비교도 되지않게 그는
온 마음을 다해 저에게 정성을 쏟아줍니다. 그의 말 한마디 한 마디, 행동 하나 하나에 사랑이 묻어납니다. 그는 별로 가진 것도 없습니다. 예술계통에서 일하는 그 사람 언젠가는 큰 일이 나올듯도 하다고 하지만 그것도 기약된 건 없습니다. 그저 운 좋으면 대박터지는 거죠. 하지만 우리가정을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고 늘 말합니다. 전 그것으로 만족합니다. 최선을 다 한다는 것.
그렇다고 우리가 하고싶은 걸 못하면서 살지도 않고 가끔 여행도 다니고 나름대로 문화생활도 누리면서 살고있습니다.
어제는 그이가 어느 수십억대 빌라(120평, 90평)인지 아파트에 벽화를 그리러 갔었는데 이중 삼중의 경비 시스템으로 그 아파트에 들어서는 것 조차 쉽지 않은 걸 보고 제게 전화를 했습니다.
이런 집에 살면 너무 불안할 것 같다고요. 돈이 너무 많아서 행복하기 보다는 오히려 신변의 위협을 느끼며 살아야하니까요.
경제적 능력을 행복의 조건으로 여긴다면 인간은 죽을 때까지 어쩌면 행복해 질 수 없을겁니다. 인간에겐 만족이 없으니까요.
90평짜리 아파트를 가진 사람은 120평짜리 아파트를 가진 사람을 부러워 할테니까요.
그런데 아주 단순하게 생각해본다면 우리가 한 순간 머물다가는
이 세상에서 그렇게 많은 재물을 쌓아놓고 산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영원히 살 수 없다는 간단한 논리만 생각해 본다면 살아있는 이 순간 순간 그저 편안하고 아름답게 사는 게 행복이 아닐런지..
저도 욕심많고 꿈도 많았지만 이제는 다 접었습니다.
잠깐씩 힘들다고 느껴지면 두번째 남편을 생각합니다.
저 밖에 모르고 강압적이고 한 때 돈도 많이 벌었지만 내게 아무런 경제권도 넘겨주지 않았던 그 사람.. 아무리 많이 벌어와도 내겐 아무런 의미도 없었던 그저 숫자에 불과했던 그 남자의 돈.
그게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내게 많은 상처를 주고 마지막엔
내 친구랑 바람이 나서 결국은 두 집이 다 이혼을 했는데 지금쯤 그들은 행복하게 살고 있는지 가끔 궁금해 집니다.
전 지금 무지 행복합니다. 저축까지는 못하더라도 생활비 정도는 열심히 일해서 벌어오려고 애쓰는 그 사람이 너무나 안 쓰럽습니다. 할 수만 있다면 그 짐을 나누어지고 싶지만 혼자 살면서 약해진 제 몸을 우선 생각하라고 합니다. 충분히 쉬면서 휴식을 취하라고요.
사는 건 이런 것이구나.. 행복이란 이런 것이구나.. 느낍니다.
서로를 걱정해 주고 아껴주는 마음..전 이제 사는 것처럼 삽니다. 제가 원했던 건 이런거였던 것 같습니다.
나에게도 결국은 이런 행복이 찾아오는구나 가슴 뻐근하게 온 몸으로 느껴지니까요.
인생은 짧은 거라는 거.. 그 짧은시간 머물면서 필요한 만큼만
벌 수 있다면 나머지 시간은 가족들과 더불어 아름다고 소중한
사랑의 추억들을 쌓아가고 싶습니다.
넘치는 건 모자람만 못할 때도 많기에..
부러워 마세요.. 강남아파트.. 남편의 사랑이 더 소중합니다.
많이 격려해 주시고 사랑하면서 사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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