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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깨물어 덜 아픈 손가락.
작성자 : 속이 시끄러.. 조회수 : 1546 작성일시 : 12/11/2003 1:18:55 PM
친정 엄마 전화받고 갑자기 기분이 팍 나빠졌습니다.
너무 속이 상해서 작은 언니붙잡고 하소연하고 싶은데 직장이라 오래 통화도 못하네요.
--
간만에 우리집에 전화하신 친정엄마.
작은언니네가 김장을 많이 하는데 겨우 4포기 밖에 안먹는 우리집꺼까지 같이 해주겠다고 했습니다.

친정엄마가. 너네는 김장 안하냐 물으시길래 작은언니가 김장해서 부쳐줬다고 했더니. 엄마가 조금 덜어 달라시네요.
오빠네랑 붙어서 사는데 홀시어머니 김장도 안해주나? 싶어서 새언니 김장 안했냐고 물어습니다.

엄마가 먹을게 아니라 큰언니 줄거랍니다.
그 얘기 듣는 순간 속이 확~ 뒤틀렸어요.

나 결혼하고나서 10년동안.. 전화 한통 안하구. 우리집에 단한번 찾아와 보지도 않구.. 그저 명절에 친정에나 가야 얼굴만 삐죽이 보는 큰언니.

나는 그래도 동생으로서 할만큼 한거 같습니다.
조카도 3살까지 친정에서 키웠기 때문에 아가씨였던 내가 거의 키운거나 다름없거든요.
자라면서도 다른 형제들보다 몸이 조금 약해서 엄마를 신경쓰이게 하던 큰언니.
밥 안먹어서 맨날 걱정시키던 큰언니.. 알고보니 가방에 오징어가 축으로 들어있구, 강냉이며 양갱이며.. 그렇게 군겆질을 하니 밥맛이 없는건 당연한거지요.

나는 고무 다라이에 가득 온식구들 빨래를 3다라나 .. 언 수도를 녹여가며 맨손으로 비벼 빨았는데. 큰언니는 제 양말두 혼자 빨기 억울하다고 꼭 옆에 앉혀뒀지요.

그런걸 엄마는 모르나 봅니다.
난.. 버스타고 왕복 3시간 가까이 걸리는 학교에 다녀와서 밥하고. 청소하고.. 집안일 때문에 잠에 곯아 떨어지죠.. 큰언니는 직장만 다녀와서 내가 해놓은 밥 저혼자 홀랑 퍼먹고 우아하게 앉아있다가.. 늦게서야 돌아오는 엄마 기다리면 됐어요.

집안일 큰언니가 다 해놓은줄 아시겠죠?

큰언니는 2년전에 술먹으면 개가 되는 인간이랑 이혼을 하고 공무원 생활을 해요.
이혼했다는 거로 엄마는 가뜩이나 안쓰러운 큰딸이 더 안쓰러운신가봐요.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 택한 선택인데...

난, 언니가 이혼했다고해서 남들한테 창피하거나 그러지 않아요. 언니도 잘한건 없지만.. 잘못한거도 없거든요.

큰언니는 김장 안해먹냐고 엄마한테 말했더니.. 밤늦게 12시나 다 되어야 집에 겨우 기어들어가서 잠만 서너시간 자고 나오는데 어떻게 김장을 해먹냐고 그러시네요.

ㅜ.ㅜ 공무원이 그렇게 심한 노동을 하는지.. 첨 알았네요.
격주로도 쉬는데 왜 시간이 없냐고 그랬더니. .. 야~ 너도 한번 직장생활 해봐라 시간이 어딨니? 너처럼 집에 편안히 앉아서 남편이 벌어다 주는 돈으로 펑펑노는 사람이랑 같아?

어쩜.. 같은 딸인데.. 왜 나한테는 이렇게 마구 퍼붓는거죠?

큰언니한테 택배로 김치 부쳐주마고 전화를 하래는데.. 전화도 하기 싫습니다.. 좋은 말로 받아줘야 할맛도 나지요.

이말도 엄마한테 했더니.. 말을 곱게하면 언니가 왜 전화를 잘 안받겠냐면서 큰언니 역성들기에 바쁘십니다.

전.. 성격이나 말투가 절대 우악스럽지 않아요. 오히려 기가 눌려있는 타입이예요.
큰언니한테 전화하면.. 좋았던 기분도 막 틀어져요.
다 죽어가는 목소리에..어거지로 내뱉는 응~~ 응... 말대꾸를 해줘야 나두 할말이 있는거 잖아요.

남들은 친정 못가서 안달인데.. 난. 친정이랑 인연 끊고 살고싶어요. 이런 맘 이해 못하겠지요?..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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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뚜기 (2003-12-11) 이해합니다^^
하늘이 (2003-12-11) 충분히 이해합니다. 전 친정 옆에 사는데 다른데로 가고 싶어도 차마 떨치고 갈수가 없어 그냥 속 끌이며 살지요.우리엄만 오빠네 보다 우리 일이 잘풀리는거 같으면 화가 나나봐요.
공무언 (2003-12-12) 저도 큰언니인데 큰언니분이 이해가 안가네요. 그리고 좀 심하긴 하시지만 공먼도 옛날처럼 널럴하지 않습니다. 저도 12시 퇴근할 때 많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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