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주에..3학년짜리 아들이 중간고사를 봤습니다.
잘할거 같은데.. 생각만큼 성적이 안나오는거 같아서.. 시험때까지 옆에 앉혀놓고 공부를 했어요.
다른 아이들처럼 학원에 안보내고 집에서 예습과 복습만 철저히 하면 된다라는 나름의 신조로 지금껏 해왔는데..역시.. 이래서 학원에 보내나보다~하는 맘이 들더군요.
저혼자 책상에 앉아서 할때는 온갖 공상도 해가면서 연필도 돌려가면서 공부를 했겠지만.. 일부러 상을 펴놓고 옆에 앉혀서 공부를 시켰더니 집중을 잘하더라구요.
두어시간 걸리던 공부시간도 1시간도 안되서 끝나구요.
그러기를 열흘쯤..
드뎌 중간고사를 봤는데, 별건 아니지만. 확실히 엄마가 좀 봐주니깐 성적이 쭈우욱 올라갔네요.
그리 바닥을 기는 수준은 아니었지만. 한과목쯤은 80점짜리가 꼭 끼어 있었는데. 이번 시험은 100점은 없어도 골고루 95~90점을 맞았어요.
겉으론 칭찬 많이 안해줬지만. 속으론 기특했지요.
but 그런데...
동네 아는 애기엄마가 찾아왔는데.. 울 아들 시험 잘 봤냐고 물어보더라구요.. 그럭저럭 잘봤다고 했지요.
자기 아들은 100점이 두개구.. 두과목도 95점이라네요.
그래서 반에서 2등이구.. 2학기동안 반장도 됐다면서.. 기분이 좋아서 어젯밤 한턱을 쐈대나 어쨌대나..
그 얘기 듣기 전까지는 기분좋았는데.. 울 아들이랑 비교가 되니깐.. 갑자기 기분이 땅으로 곤두박질 치지 뭐예요.
우리 아들도 그만하면 못한건 아닌데.. 왜그리 기분이 안좋아 지던지요.
한동안 마음이 시끄러웠는데.. 그 애기엄마가 집에 돌아가고 난 다음에 나혼자 마음을 갈고 닦았어요.
그래~ 학원에서 죄다 시험에 나올만한 문제 찍어주는데로 공부한거랑.. 울 아들처럼 저혼자 공부한 거랑 어떻게 똑같겠나...
그렇게 맘을 다져먹으니 좀 편안해 지대요? ㅎㅎ
혼자 공부해도 이정도 성적인데.. 학원까지 다니면 전국에서 1등도 하겠다. ㅋㅋ 안그런가요?
난, 학원 보내는거 정말 싫은데... 옆에서 자꾸 마음 흔들리는 일들이 많으니까 소신껏 하기까 참 힘이 드네요.
한가지 웃기는건... 울 아들보다 시험 잘봤다는 아이엄마가 왔을땐 기분이 저조해 지더니만...아니, 글쎄 수학을 40점 맞은 애기엄마가 와서 울 아들 어쩌면 좋냐고 공부랑은 담을 쌓은거 같다고 말을 하는데는 기분이 up~! 되어지더라구요.
이게 무슨 상대성 원리도 아니구.. 다른아이 성적에 따라 왜 내 기분이 오락가락 하는지.. ㅎㅎ
|
관련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