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3년차...
결혼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남편이 가방 하나를 들고 들어왔다. 처음 보는 가방이었는데, 처음엔 산 줄 알았다. 어디서 났냐고 물었더니, 주웠다고 한다. 너무나도 이쁘고 멀쩡해서 주워왔다고 했다. 그런 남편이 너무 안스러웠지만, 그땐 새 가방을 사줄 여유가 없었다. 대출금에 생활비가 너무 빠듯했으니까...
오늘, 큰맘 먹고 가죽 가방을 샀다. 물른 아주 값비싼 고급 가방은 아니지만 그동안 그 헌 가방을 들고 다녔던 남편에 대한 미안함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게 되었다.
어떤 헐리우드 스타는 하루에 일억 오천만원을 쓴다고 하지만 결국엔 사람 사는 게 거기서 거기 아닐까. 아무리 돈이 많아도 그게 일상화 된다면 더이상 행복이라 느끼지 못할 것이다.
살림살이를 하나씩 내 손으로 장만해 간다는 거...항상 풍족한 이들은 모를 것이다. 그것이 얼마나 감사하고 행복한 일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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