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다르게 춥습니다.
사람의 기억이란게 그렇더군요.
이맘때였지...
얼굴 한번 보지 못하고, 이름조차 없었던 내아이를 보냈던...
그때가 이맘때였습니다.
임신 7개월에 아기를 포기했습니다.
서울 큰병원에서도 아기의 건강을 장담하지 못해서
독한 맘먹고 포기해버렸습니다.
그런데 이런것인줄 몰랐습니다.
시시때때로 찾아오는 가슴찢어지는 아픔인것을 몰랐습니다.
학원에서 과학을 가르치는 저는,
중학교 1학년 생물, 호흡기관을 가르치면서
가슴속으로 통곡을 할수밖에 없었습니다.
폐가 문제였어요..우리 아기는...
남들과 똑같이 배아파 낳았습니다.
40시간 진통을 했으니 고생도 많이 했지요.
미역국도 먹었습니다.
사는게 참 역겹습니다.
얼굴도 모릅니다. 한번 안아보지도 못한건 당연하구요,
제손으로 보내주지도 못하고 불구덩이에 넣었습니다.
그래도 나는 이렇게 살아있습니다.
그래서 사는게 참 역겹습니다.
이제 일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다시 아기를 가져볼까 합니다.
세번째 오는 아기는 제발 건강했으면...
이세상 무엇보다 바라는 소망입니다.
그리고 이번엔 절대 그냥 보내지않을겁니다.
사랑하는 우리아기...부디 엄마를 용서해주었으면...
그렇게 보내서 엄마...너무 미안해...
이렇게라도 우리아기한테 용서받고 싶어서 적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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