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 보기에 아무리 부족함이 없고 화목해 보여도 어느집이나 걱정 한두가지는 있는 듯 합니다. 또 결국엔 사람 사는 게 비슷비슷하다는 생각도 들구요.
다만, 요즘엔 부모님에 대한 공경이나 예우가 예전과 너무 달라 내자신을 돌아볼때 마저도, 자식을 낳아 키우는 인간으로서의 근본적인 본능을 없애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솔직히 저는 제 부모님이 저한테 해 주신만큼 제 자식에게 퍼줄 능력도, 자신도 없어요.
님의 부모님 역시 그 인간으로서의 본능에 충실하신 것 뿐입니다. 부모님으로서는 아무리 미운 사위라도 그사위와 사는 딸자식때문에, 혹은 아무리 미덥지 못한 아들자식이라도 자식이기때문에 그렇게 해주실 수 밖에 없었을 겁니다. 그걸 고마운 줄 모르는 자식들이 문제인 거죠. 결국엔 언젠가 그것이 부메랑이 되어 자신에게 돌아올 줄을 모르는 게 문제인 거죠.
님은 다른 형제들과 달리 일찌기 깨우치셨으니 모쪼록 부모님들에게 잘해 드리세요.
언제까지나 청춘일 줄 알았던 내 부모님이 어느날 뵈니 목엔 힘줄이 드러나고 눈썹까지 하얗게 쇠어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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