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남편과 냉전으로 속상했었는데, 남편과 해결되니 이젠 친정 부모님들이 저를 괴롭히네요.
이미 말씀드렸다시피 저는 친정소유의 빌라에 살고 있습니다. 윗층이 친정이죠. 아버지는 자수성가하신 분이시고 지금 빌라를 지으실때 평생 사실 생각으로 아주 정성껏 지으셨죠.
어쩌면 박복한 분들끼리 만나셨는지..아버지는 유복자에 친할머님이 아버지 어렸을 때 재가를 하셔서 작은 집에 맡겨진 아버지는 작은 할아버지의 술주정 화풀이 대상이셨죠. 작은 할아버지가 아버지 앞으로 된 유산까지 다 해먹고...결국 홀홀 단신으로 상경...오늘날에 이른거지요...
친정 엄마는 이혼한 외할머니 아래서 잠시 고아원에 맡겨졌다가 재혼한 외할머니 따라 의붓 아버지 슬하에서 자라셨답니다.
제 부모님이라도...가끔은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사람들이 양가 부모님이 계신지 묻는 이유가 있다는 것을....
울 아버지는 술주사가 심하십니다. 온 집안 식구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 넣지요. 요는 당신 혼자 고생하셔서 이 집을 지었는데 깨끗하게 건사를 못한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걸핏하면 집안 집기를 불태우거나 던지는 겁니다. 아무래도 어릴 적 작은 할아버지의 영향인 듯합니다.
오늘도 월례행사가 돌아 왔답니다.
어머니가 우리 부부를 친정에 들이자 아버지께 졸랐던 것도 심장 약하신 엄마가 아버지를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죠. 결혼하고 나서 멀리 이사를 갔어도 행사가 돌아오면 엄만 자정도 좋고 새벽도 좋고 저를 부르셨답니다.
결혼전에는 물론 아버지의 뒷치닥거리는 제 몫이었죠. 엄마와 남동생은 다른 데로 피신....제가 아버지의 뒷치닥거리를 하게 된 이유는 어려서부터 아버지에게 몸이 으스져라 맞아도 할말은 다하는 성품때문에 아버지가 저를 좀 어려워하기 때문이었죠.
오늘 역시 몸 약한 엄마가 그 큰 집을 건사할 수 없어 항상 깨끗하지 못하다는 이유로 엄마를 쥐 잡듯 잡자, 엄마가 저를 부르신거죠. 제가 엄마 편을 들면서 엄마가 몸이 약하니 사람을 부르자 했더니 아버지는 저를 완전히 배때지가 불러서 돈이나 펑펑 쓰는 몹쓸 년으로 몰더군요. 그러시면서 하시는 말씀은 정말 평생 못잊을 것 같습니다. "니가 그러니까 인생이 그것 밖에 안되는 거야...실패한 인생같으니..."
여자는 출가외인이라고 하더니 시댁 식구도 못되고 피붙이인 친정식구도 못되나 봅니다. 사랑하는 사람 고집부려 결혼했더니 경제적 문제로 속썩이고 친정 아버지는 당신 원하는 사위감 못 보았다고 딸에게....친정의 도움을 좀 받았다고 그렇게까지....눈물이 나와서 더이상 글을 못쓸 것 같습니다.
일주일전 자궁과 유방의 이상으로 검진을 받아 내일 결과가 나오는데 차라리 암으로 판명되어 죽었으면 좋겠습니다. 정말...살 맛이 안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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