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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부부싸움
작성자 : 아내 조회수 : 1309 작성일시 : 9/28/2003 2:30:45 AM
요아래 글보니 '후~'라는 제목의 rar2633님의 글이 참 마음에 와 닿네요.

요전에도 경제적인 문제로 남편과의 불화를 글로 올렸는데, 남편이 답글을 달았었죠. 간단히 요약하면 너무 아끼려는 아내에 대한 불만이었는데, 적은 수입이라도 규모있게 쓰면 남들처럼 사치 아니더라도 문화혜택 받으며 살 수 있다, 이런 거죠...
규모있게 쓴다는 게 어떤건지...참...

좀전에도 남편과 한바탕했네요.
이번 달 들어 두번째에요. 물론 그동안 자잘한 신경전이 있었구요.
역시나 돈때문입니다.
이번 카드값이 187만원 나왔습니다.
우리도 수입이 rar님네와 같이 200정도 되구요. 이번달에 추석이라고 90만원정도 더 나와 290만원이네요. 전달에 쓰고 남은 돈이 한 50만원되죠. 그래서 이번엔 12월달에 타는 비과세 적금 1000만원 맞춰 타려고 100만원 넣으려 했습니다. 200만원만 더 하면 1000만원 되거든요.

남편이 몇달전부터 운전면허 따야겠다고 운전면허 학원에 등록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동안은 일이 좀 많아 미루고 미뤘었는데, 이번에 등록하겠다고 하더군요.

저도 모르게 '휴우~'하고 한숨이 나왔습니다. 남편은 그 한숨때문에 화가 났습니다. 사람이 기분 비참해지게 한숨쉰다구요. 저도 모르게 나오는 한숨을 어쩌라구요.

남편은 남편대로 본인이 쓸데없는 데 쓰겠다는 것도 아닌데 제가 한숨부터 쉰다는 거구, 저는 저대로 당장 차 살것도 아니고 카드값 많이 나온 달에 궂이 자동차 학원 등록해야 하는 거냐는 거구...아예 하지말라는 것도 아닌데, 남편은 지레짐작으로 제가 하지말라는 걸로 알고 화부터 내는거죠.

지난 번엔 연극 안보러간다고 해서 어제는 보고싶다던 전시회보고 왔습니다. 저 역시 보고 싶었던 전시회였지만 꾹참다가 시작한지 한달이상이 지나서야 보게된 전시회였죠. 솔직히 거기 입장료도 만만한 건 아니지만 그것마저 보러가지말자 하기가 남편에게 미안하기도 했던거죠.

항상 짠순이, 구두쇠 아내로 낙인찍힌 게 저도 싫고해서 나름대로 남편 눈치 보는데 남편은 그걸 모릅니다.

이번에 옮긴 회사에서 전회사보다 월급을 더 타게 되었다고 용돈 올려달라는 걸 전과 같은 25만원만 준다하니 기분이 안좋았나 봅니다. 전회사일은 사람도 만나야 하고 해서 돈이 들었지만, 지금 회사는 기획일이기 때문에 사람 만날 일이 별로 없거든요.

지금 있는 집은 친정소유의 빌라입니다. 친정부모님의 배려로 월세 보증금만 내고 들어와 있습니다. 우리가 나간다고 할 때까지 있으라고 하시겠지만, 저는 얼른 돈 모아 조그마한 아파트라도 하나 장만하여 부모님께 이렇게 우리도 노력했습니다 하고 보여 드리고 싶습니다. 그럴려면 아직도 멀었습니다. 월급쟁이 돈 모아서 그럴려면 몇십년 걸립니다. 부모님이 걱정하시는 게 부모에게 기대어 고생모르고 돈 무서운 줄 모를까봐라는 걸 알기에 더더욱 그렇습니다.

저는 재테크라는 것도 잘 모르겠고 어디에 투자할 만큼 배포가 크지도 못합니다. 제가 아는 거라곤 그저 아껴서 저축하는 것 뿐입니다. 저는 정말 모르겠습니다. 남편이 원하는 '규모있는 지출'이 무엇인지...

저는 자수성가하신 아버지 밑에서 자랐습니다. 부족한 건 없었지만 넘치게 받으며 자라지도 않았습니다. 제가 울남편의 사랑했던 장점 중 하나는 시골에서 상경해 홀로 생활비 벌며 사는 생활력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소비 패턴이 저랑 비슷할 줄 알았습니다. 지적 호기심이 넘쳐 다양한 문화를 접하고자 하는 남편을 뭐라 하는 건 아닙니다. 남과 남이 만났으니 다르겠지요.

저는 다만 필요한 소비라도 한꺼번에 할 게 아니라 우선 순위를 두고 형편과 상황에 맞게 하자는 겁니다.

저 역시 변했겠지만, 전같으면 제가 좀 실수했더라도 여유있게 넘겼었었는데 이젠 참지 않고 바로 화내는 남편에게 서운하네요.

화 나면 소리치는 버릇때문에 남편에게 마구 고함쳐 버렸습니다. '지금 있는 집이 우리집인 줄 아느냐' 식의 그사람 자존심 건드리는 말도 해버렸네요.

하지만 너무너무 화가 납니다.
본인이 비참하다고 느끼는 것보단 저도 모르게 한숨쉬는 아내에게 미안함을 먼저 느껴야하는 거 아닌가요?

아무래도 다음달부터 그사람에게 가계운영하라고 해야 할 것같습니다. 본인은 싫다하지만 그래야 할 것 같아요. 저는 더이상 짠순이에 못된 아내 되고 싶지 않네요. 규모있는 지출의 사례를 보여 달라고 해야겠어요.

남편이 이 사이트에 들어와 아래 rar2633님의 글을 보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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