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오랜만에 등장하는 반푼수 할매를 오늘 씹으려 합니다.
우리 부부 단둘이 마시는 술을 즐겨하다보니.. 몇주만 모으면 빈병이 꽤 나오는 편이예요.
그래서.. 슈퍼에 갖다 팔기도 뭐(?)팔리구.. 가지고 있자니 너무 짐스러워서.. 울 윗층에 사는 반푼수 할매를 드리곤 하지요.
재활용이 가능한 종이다발과 빈병을 드리면. 얼마지나지 않아 할머니 딴에는 고마움을 전하고 싶은가봅니다.
고물이나 파지를 줍고 다니는지라.. 독거노인이나 형편이 아주 어려운 노인쯤으로 아는 사람들이 날짜지난 빵이나 사탕봉지같은거도 주기도 하나봐요.
줄라면 제대로 된걸 주지... 그런거 먹고 탈이라도 나면 어쩌라구..
할머니는 사탕을 받은날이면.. 만만한 울 옆집에 갖다가 앵겨줍니다.
빠시락 빠시락~ 비닐봉지소리 내면서 계단을 내려오는 소리가 들리면... 저걸 날주면 어쩌나~ 은근히 걱정이 되기도 해요.
유효기간이 2002년이라고 찍힌 선식을 아주 비싼거 줏었다면서 애기들 먹이라고 주질 안나.. ㅎㅎ 뒤축이 다 꺾여진 운동화짝을 가지고 와서 울 애들 신기라고 주기도 하구...
억지웃음 지으면서.. 고맙다고 받는거도 한두번이지요..
쓰레기봉투값이 장난이 아니게 드는겁니다.
자꾸 받으니.. 정말 없어서 받는줄 알구.. 자꾸만 더, 쓰레기화가 된것들을 우리집 생각해서(?) 들고 오시네요.
옆집 세탁소 아자씨한테 얘기를 했더니.. 거절을 하라네요.
자꾸 거절하다보면 그만 가져올 날이 온다구.. ㅎㅎ
엊그제는 글쎄.... 어디서 줏어온건지.. 얻어온건지.. 다 돌려서 베어먹고 난 배를 한바구니를 주시네요.
해도해도 너무한다싶더군요.. 어디서 났냐고 물어봤더니 과일장사가 먹으라고 줬다고..ㅜ.ㅜ
무신.. 거지두 아니고 어쩜 그런걸 줄수가 있는지요.
아무리 머리가 좀 모자란 사람이라 그래두.. 그런걸 먹으라고 주면 안되는거 맞져?
할머니가 주신 배의 량이 너무 많아서 이번엔 거절을 했네요.
추석에 선물로 들어온 과일.. 우리집에 넘쳐난다고...
미웠다.. 안쓰러웠다..하루에도 몇번씩 그런맘 들게하는 반푼수 할매지만.. 밖에나가서 너무 사람대접,나이대접 못받는거 보면 맘이 안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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