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들 잘 보내셨죠?
얼마전 "시부모님께 매일 전화해야 하나요?"라는 주제로 글을 올린 회원입니다.
님들의 배려로 많은 용기를 얻었습니다.
추석때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9일 회사에서 7시에 끝나서 집에 가니 8시 45분정도 되었더군요.
지하철역으로 신랑이 데리러와선 힘드니 저녁먹고 들어가자고 하길래, 저녁을 빨리 먹고 집에 들어갔습니다.
결혼하신 분들은 연휴 전날밤의 느낌을 아시죠? 괜히 부담스럽고 무거운거...
10일날 아침 시댁(아파트 옆동)으로 갔습니다.
한 8시50분쯤 조금 늦은 시간이죠. 윗집 아주머니께서 내려와 계셨습니다. 올해부터는 송편을 만드신다고...
저희 시댁은 원래 크리스찬이라 차례를 지내지 안습니다. 그래서 가족끼리 먹을 음식만 하기에 일꺼리가 그렇게 많은 양은 아닙니다. 신랑과 송편이랑 전이랑 둘이서 모두 만들었습니다.
저희 어머님은 일 하는거 별로 안좋아 하셔서 그냥 재료만 준비해주고 옆에서 다른 일(주방 걸래질..모 이런거요.) 하시거든요. 그래도 설때는 저혼자서 전을 모두 부치느라 허리가 아파 죽는줄 알았어요. 물론 다른 음식도 하구요. 그때 어머님은 아버님이랑 tv보구 계셨지요. 그런데 요번에 울신랑이 옆에서 도와줘서 얼마나 쉽던지...
이렇게 10일은 잘 지나가고 11일날 아침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예배를 드리는데,, 시맘이 저에게 "너 사도신경 외울줄 아니? 설마 세례도 받았는데 못 외울려구.."하시는 말씀에 저희 신랑이 화가 났습니다. 어머님은 항상 그런식으로 말씀하시거든요. 저야 1년 정도 됬으니 어머님의 그런 무안한 질문도 그려러니 하고 넘어갔는데, 저희 신랑은 화가 났나봅니다.
예배가 다 끝나고 시맘에게 화를 내더니,,,
시맘과 신랑의 말다툼이 되버렸어요.
한쪽에서 참으면 좋으렸만 어머님도 오빠도 참지를 못하더라구요.
갑자기 분위기가 이상해지는 바람에 신랑 구슬려서 그냥 저희 집으로 왔습니다. 해놓은 음식도 못 먹구요.
정말 그동안 쌓여있던 말을 신랑은 모두 하더라구요.
그래도 옆에서 보는 저는 불만이 있었어도 어머님이 안됬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좀 불쌍하기도 하구요.
그래서 '매일 전화 안할꺼야' 했던 나의 다짐이 다시 흔들립니다.
나이드신 분들 살아야 얼마나 산다고... 남은 여생 편하게 해드려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우리 친정 부모님 생각도 나고요.
너무 안스럽습니다.
시부모님의 아들에 대한 바램이 너무 크신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안스러보이네요.
조금 독하게 맘먹고 살고 싶은데,,,,
난 왜 그게 안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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