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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다정도 병인가요?
작성자 : 다정 조회수 : 1226 작성일시 : 9/5/2003 1:43:21 AM
졸업하고 쭈욱 직장생활을 했어요.10년째.
남매를 키우고 있는데 큰아인 어린이집,작은아인 시댁에서 봐주시다가 제작년에 아이가 너무 보고파 집으로 데리고 오기로 결심을 하고 과감히 정든 직장을 그만두었어요.
직장생활(한가지일)만 해서 인지 세상돌아가는 일에 참 몰랐어요. 회사일에 아이와 남편 챙기고, 집안일에....
근데 뭐가 문제냐면..
사람들을 너무너무 좋아해서 탈이예요.
혼자있으면 넘넘 외롭고 우울하고 아이들이 옆에 있어도 정말 수다가 떨고 싶어 난리랍니다.
그렇다고 수다장이냐면 그게 아니고 듣는 걸 좋아해요.
심심하던 차에 방판하는 아줌마(내또래)가 놀러와서 친해지고 그분의 권유로 회가에 놀러갔다가 다단계에 현옥된거죠.
마침 정수기를 살까 했는데 우리집꺼 시댁, 친정,내동생네꺼 까지 연수기하고 비데하고 화장품까지...
끊을 수 없는 정땜에 1년을 간간히 사업장에 나가 주고 천만원가량을 날렸어요.
그곳에 가면 나처럼 귀가얇은 사람은 정말 어쩔수가 없게되요.
이사를 감행하며 핸드폰 번호도 바꾼채 그냥 조용히 살자 싶어서 대학원에 등록했어요.
사람들을 신뢰하고 마냥좋아만 했던 내가 결국에 가정의 소중함을 깨닫고 집에만 안주하게 된거죠.
친구를 너무 좋아하고 거절을 못하는 성격에 내가 좀 손해보더라도 불쌍한 친구들을 보면 일일찻집을 해서라도 도와줬어요.
그치만 지금은 너무나 조용히 살고 있어요.
다단계... 그 안좋은걸 듣기만 해도 다들 치를 떨던데 왜 내가 그걸 했을까??? 돈보다도 그곳에서 만난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이 좋아 함께 식사하며 얘기나눈것이 자꾸 발걸음을 재촉하게 되었나 봅니다.
다행히 남편이 좋아 이해해주고 솔직히 1년이 지난 지금도 아직까지 물건이 우리집에 많이 있어요....
몇백은 차비며 이곳저곳 접대비로 더 썼구요...

그런데 우울증에 친한친구들의 연락도 끊은채 살고 있었는데 이곳의 아파트 아줌마 들이 너무너무 잘해주시네요.
놀이터도 아이들만 내보네는데...
음식도 이것 저것 해다 주시고, 그래서 오늘 그동안 신세졌던 5명의 우리큰애 유치원 엄마들을 불러 좋은곳에가서 소갈비를 쐈습니다. 20만원 나오데요...무리좀 했습니다..
절 잘아는 어떤 언니는 다정도 병이라고 어느정도선을 유지하라고 하는데 전 그게 정말 안됩니다.
자중하고 있지만 사람들이 넘 좋고 그사람만의 색깔이 신기하고 사람냄새가 각자의 인간미가 넘넘 좋습니다.
잠도 안오고 오늘 저녁식사가 한참 지났는데도 그 여운이 아직까지 가시질 안내요.
제가 병인가요???? 더 친해질까 조금은 망설여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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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3-09-05) 저처럼 구에서 하는 문화원같은 데 가보세요. 뭐 배우면서 다양한 사람 만날 수 있으니 좋아요. 개중에 재수없는 사람들도 있지만...사람 좋아하면 그런 인간들도 용서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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