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부터 지역사회에서 하는 영어강의에 나가고 있다.
레벨이 고급이지만 원어민 강사여서 욕심이 앞선 나머지 내 능력은 생각도 않고 신청했다.
회원들 대부분이 아줌마들이어서, 부담없이 참여하고자 했다.
얼마 안될거라 생각한 회원은 거의 교실에 꽉찰 정도였고, 태반이 외국에서 몇년씩 살다 온 사람들이었다.
졸업한 지 오래되었지만, 능숙하게는 못해도 나도 영어는 어느정도 한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생각을 나뿐만 아니라 대다수 사람들이 가지고 있나보다. 여자들의 허영심 내지, 자존심이라고나 할까.
연령대는 다양했다. 대학생도 있었지만, 대다수가 30대에서 50대까지 주부와 아저씨들이었다. 나는 개중 그나마 어린 축에 속했다. 스터디 그룹을 나누어 공부를 하는데, 어떻게 할 것인가가 문제였다. 여러가지 의견이 나왔는데, 나는 숙어를 공부해 봄이 어떻겠냐하며 대학때 배웠던 책을 가져와 보여주었다.
근데 그중 30대 후반의 영국에서 수년 살다왔다는 아줌마가 태클을 걸었다. "왜 자기(나를 지칭)가 영어를 못하는 지 알겠다"하며 내가 수험위주의 영어공부를 했다는 것이다. 마음에 안들면 안든다고 하지, 거기다 대고 그런 식으로 말을 할 건 뭔가. 자기는 준비도 안 해 와서는 기껏 책 준비해 간 사람한테 한다는 소리가...그 아줌마가 하는 얘기를 전공까지 한 내가 모를까. 주위에 듣던 아줌마들까지도 그 아줌마의 거침없는 말에 놀라는 눈치다. 단어는 외우면서 숙어는 왜 안외워? 어차피 외국어는 연습이라는 걸 몰라? 참 어이가 없다.
전공을 했어도, 외국에서 몇년간 살았어도 자기가 영어가 안돼 생계가 어려울 정도의 환경이 아니라면 솔직히 다 거기서 거기다.
내가 봤을 땐, 그 아줌마가 나보다 더 버버거리는데, 잘난 척은!!! 쉽게 간결하게 말할 수 있는 것도 늘여서 말하니, 오죽하면 영어강사가 긴 얘기였다며 면박을 줄까.
잘하는 사람들도 몇몇 있었지만, 그런 사람들은 대개 자기가 어디서 몇년간 있었는지 절대 말안한다. 대부분 자기 실력이 딸리는 사람들이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자기는 어디서 몇년 살았다는 걸 자랑스레 말한다.
나 같으면 수년간 외국에서 있었는데, 그정도 영어밖에 안되는 게 창피해서라도 말 안하겠다.
울 회사에서도 한 아줌마가 조금 아는 거 가지고 엄청 잘난 척 하더니...딱 그짝이다.
나이들 수록 재산자랑, 자식자랑, 능력자랑 등등...대놓고 잘난 척 하는 사람들이 넘 많다.
아..마음을 다스려야지...다음 스터디때 공부 열나게 해서 코를 납작하게 만들어 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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