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댁에 다녀왔습니다.
시어머님 입원하시고 1주일만이었습니다. 도련님이 데려다 준다던 강아지 두 마리는 아무것도 모른 채 거닐고 있더군요.
어머님이 계실때보다 집은 훨씬 깨끗했습니다. 다 도련님의 노고였지요...
대충 준비해간 재료로 몇 가지 음식을 만들었습니다.
오뎅탕, 일미, 동그랑땡...
시댁에서 그렇게 제가 부엌에서 주도해 음식을 한 것도 첨이었습니다. 어머님께서 늘 배려하신 탓이었지요...피곤하다고...
라디오를 켜 놓았지만 가슴 한 구석이 싸해지는 건...
제 손으로 음식을 하고 아버님과 신랑과 함께 저녁식사를 했습니다. 재료가 제대로 없어 대충 끓인 오뎅탕을 드시곤 "아, 시원하다.. 음식이 맛있네..."하십니다.
고개가 숙여집니다.
힘없어지신 목소리의 크기와 어깨의 쳐짐이 제 맘을 짠하게 만듭니다. 늘 웃으시고 농담을 곧잘 하시던 분이셨는데...
좀 더 제가 요리를 잘 했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뭘 할지 막연했는데 이렇게라도 하는게 좋을 것 같아 마음가는 대로 했습니다.
여전히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다른 사람들 앞에서 제가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지만 나름대로 현명함이 떠오르겠지요...
많이 힘들어 아무에게나 특히 저희 친정식구들에게 하소연하지 않게 되기를 가만히 가만히 저를 다독여 봅니다. 아직까지는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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