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넘게 가계부 이용하면서 여기 적어놓은신 많은 분들의 얘기를 함께 보기도 하면서 인생 공부도 하고 그랬었답니다.
전 29, 아직 미혼이랍니다.
3년 동안 사귄 남친이 있구요.. 별 문제가 없다면 내년 5, 6월엔 결혼을 하게 될...
근데... 마음이 많이 흔들리네요...
게시판 저 아래 보니 클라우디아님 글이 있던데.. 읽으면서 또 제 가슴이 무너집니다.
제 남친 첨에 저 만나고 사귈 때 저한테 그러더군요. "너 나랑 결혼하문 우리 누나들 땜에 쫌 고생할거다... 우리 누나들 철딱서니가 없거덩..."
제 남친 외아들에 위로 누나만 3명입니다. 큰 누나는 결혼했다 이혼해서 딸아이 하나 남친 집에서 키우고 있구요, 바로 아래 누나들은 쌍둥인데 하나도 결혼 안하고 남친 집에서 다 같이 살고 있지요...
첨에 그 말 들을 때는 피부에 와 닿지도 않았답니다. 피부에 안닿는 정도가 아니라 코방귀도 안뀌었어요. 저는 무남독녀 외동딸에 엄마, 아빠 귀하게 키우신 편은 아니지만 원체 제 주관이 뚜렷해 질 수 있도록 키우셔서 누가 모라하던 아닌건 아닌거다 하고 살아왔기에... 누나들이 모라해도 너는 지껄여라.. 나는 나대로 살란다 하며 살 수 있으리라.. 말 그대로 착.각.을 그것도 엄청난 착.각.을 했던 것이지요.
근데다 제 맘을 또하나 어지럽히는건 시아버님 되실 분이지요. 알콜 중동까진 아닌데 항상 술을 드시고... 더군다나 식구들 모두가 집안의 가장으로서 인정을 안하시는 분이랍니다. 아버님이 무슨 말을 해도 제 남친을 비롯 딸 셋 모두가 관심을 안 가지거나 핀잔만 하져..
그나마 시어머님 되실 분이 집안의 기둥역할을 하실 정도로 생각이나 행동이 올바르신게 다행인데.. 그래도 전 점점 두려워지네요.
작년에 저희 아빠가 일때문에 일본에 가실 일이 있어서 같이 가게 되었지요. 남친도 데리고 가고 싶어서 일본에서 드는 경비는 우리가 델테니 비행기 값만 들여서 갈 여유가 되면 같이 가자고 했어요. 그랬더니 남친 오케이 하더군요. 솔직히 왕복 30만원 정도 들여서 가는 비용이 큰 부담이 아니지 않을까 싶었거든여.. 그리고 보통 보면 그럴때 남자들이 여권에 비자에 신경쓰지 않나요? 그런것도 제 돈 들여서 남친 여권 만들어주구 비자 발급 받는거 다 제가 알아서 처리해주구.. 그래서 갔답니다. 근데 나중에 남친이랑 다툴 일이 있어서 말 다툼을 하는데 누나들 얘기를 꺼내더라구요.. 누나들이 일본갈때 제가 비행기 값 안냈다고 못마땅해 한다구요...
전 정말 너무 어이가 없었습니다. 저희도 그렇게 여유가 있었던 형편은 아니었구 그래도 저희 아빠 제 친구라고 가서 좋은것만 사먹이고 옷도 사주시고... 여기저기 다 데리고 다니면서 한 400만원 가까이 드셨는데.. 그 30만원 안냈다고 뒤에서 그렇게 험담을 했다고 하니.. 전 정말 그때 너무 치를 떨었지요. 근데 아무리 다툼이라지만 그 말을 나한테 옮기는 제 남친도 정말 한심스러웠어요.. 그 밥에 그 나물이라더니..
그래도 그때는 아직 제 남친에 대한 애정이 너무 깊어서 안 들은 이야기로 하고 넘어갔답니다. 일본에서 돌아올 때 누나들 화장품도 다 사주고... 비행기 값도 그냥 제가 카드 할부로 냈지여.. 머... (^^;;)
얼마전에는 남친 집에 갔었답니다.. 남친이 집에서 일을 해야 된다고 해서 잠깐 옆에 앉아 있을라구 간건데 우리의 아.버.님 옷을 마구 갖추어 입으시더니만 나가서 저녁을 먹자고 하시네요. 허허허... 남친 신경질적인 어조로 저녁에 약속있다고 하고는 쳐다도 안보네요. 저만 중간에서 안절부절.
아버님 듣는둥 마는 둥 다른 사람들까지 옷챙겨 입으라 하고는 난리가 나셨습니다.
저는 이해가 안가는게 남친이 왜 적극적으로 저녁에 약속이 있어서 이번 주는 안되니 다음주에 가자고 좋게 말을 못하냐는 거에여.. 외출 준비 하시는 아버님 쳐다고 안보고 더이상 대꾸도 안하는거에여..
그리고는 지혼자 씽 나가버리네여.. 나만 남겨두고..--,.--
저는 땀뻘뻘 흘리면서 다음주에 다시 오겠다고.. 그러고 인사를 하고 나오는데.. 누나의 앙칼진 목소리가 들리네여..
"누가 다음주에 오래? 이번주 아니면 끝이지.." 정말 신경질 적인 목소리로 인사를 하는데 쳐다도 안보고 자기 방으로 들어가 버리더군요.
저 너무 어이가 없어서 남친하고 다툼이 일어나고야 말았습니다. 제남친 신경쓰지 말라고 하는데 그게 어떻게 신경이 안쓰이냐구요... 전 시누이라는 존재가 이렇게 힘든 거라는걸 이제 뼈저리게 느끼고 있습니다. 결혼도 아직 안했는데 이정도면 결혼 한 다음에는 어쩔까요.. 정말 자신이 없습니다..
혼수가지고도 어쩌구 저쩌구 하지는 않을까.. 사사건건히 미운소리 하는건 아닐까...
더욱 힘든건 그 밥에 그 나물이라구 제 남친도 그 누나들하고 비슷한 부분이 많거든요. 또 제가 남친 집에 대해서 섭섭하다는 소리를 조금만 해도 길길이 날뛸건 뻔하구요..
제 남친 저랑 동갑이라 저랑 싸우면 절대 먼저 전화해서 미안하다거나 풀려는 노력안합니다. 항상 제가 먼저 다독여야 하구 먼저 풀려고 전화하고.. 물론 제 남친 좋은 점이 많아서 그동안 아무 생각 안하고 남친 좋아했는데 요즘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사건들을 생각하면 절망적입니다. 결혼해서 잘 살아나갈 자신이 없어요. 저도 성격이 불같고 잘 참아나가는 성격도 아닌데 괜히 다른 집안 불난만 일으키진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정말 자신 없으면 애저녁에 때려치우는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저희 엄마 3년의 시간이 아깝지 않으냐고 난리 치시는데.. 걔 별로 속넓지 않은거 첨부터 알았지만 네가 좋다고 해서 그냥 내버려 두고 있었다고.. 이제와서 그럼 어떡하냐고 많이 속상해 하시네요.
전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남친 하나만 보고 지금까지 사겼는데 힘든일 있어도 남친이 바람막이가 되 줄만한 성격도 아니고 배포도 아니라는 확신이 들기 시작하니 정말 자신 없습니다.
남친 식구들이 정말 맘에 안들어서 결혼할 자신이 없다고 남친한테 말한다면 전 정말 나쁜년이 될까요?
어떻게 생각들 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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